▲ (사진=MBC)

 

[중앙뉴스=박연정 기자] 신장위구르족의 테러 소식은 이제 익숙하다. 최근에는 거의 매월 폭탄 테러가 발생하고 있다. 이들은 신장의 분리독립을 외치며 무자비한 테러를 일삼고 있다. 위구르족뿐 아니라 중국 내 소수민족의 독립요구는 끊이지 않는다. 현재 중국 내의 소수민족은 55개이며, 이들의 수는 1억 1000명에 달한다. 이들은 왜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원하는지, 또 중국은 왜 이들의 독립을 막으려 하는지 알아보고 신장위구르 독립 세력의 계속되는 테러를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끊이지 않는 신장위구르 독립 세력의 테러

중국 윈난성 성도(省都)이자 관광 휴양도시인 쿤밍의 철도역에서 지난 3월,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무차별 테러사건이 발생해 민간인 29명이 숨지고 140여명이 다쳤다. 검은 옷을 입고 복면을 한 10여명의 남녀 괴한들은 50cm~1m 길이의 칼을 들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잔인하게 공격했다. 중국 정부가 이번 칼부림 테러사건을 ‘신장위구르 독립 세력의 조직적인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중국의 소수민족 문제가 다시 전면에 부상했다.
 

수년에 한번 꼴이었던 신장 위구르 분리?독립 세력의 테러가 최근에는 거의 매월 터지고 있다. 더구나 이전과 달리 최근엔 폭발물을 사용해 불특정 다수의 민간인을 상대로 감행되는 테러라서 공포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에도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한 인민공원 인근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31명이 숨지고 94명이 다쳤다. 이달에도 테러는 멈추지 않았다. 지난 12일 위구르족 남성 4명이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농산물 시장을 습격해 경찰관들을 흉기로 찌르고, 시장 상인들을 향해 폭탄을 던졌다. 이 공격으로 용의자를 포함해 모두 22명이 숨졌다. 신장 분리독립 세력에 의한 테러는 이처럼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과 중국 내 소수민족 사이의 갈등

현재 중국에는 인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한족 외에 소수민족이 55개나 된다. 소수민족이라 해도 총 1억 1000만 명에 이른다. 이들이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지역은 중국 영토의 65%를 차지한다. 중앙아시아 투르크계인 위구르족은 중국 전역에 1000만여 명이 살고 있으며 이슬람을 신봉한다.
 

위구르족은 청나라 건륭제 때 정복당해 중국에 편입됐지만 독립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위구르족의 독립운동을 이끄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은 알카에다, 탈레반 등 중동 테러단체와도 연계돼 있다.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추구하는 소수민족은 이들만이 아니다. 티베트는 1950년 중국에 강제 합병됐지만 1959년 3월10일 발생한 대규모 봉기를 계기로 인도에 망명정부를 세웠다. 매년 3월이 되면 티베트에서는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로 긴장이 고조된다. 2008년 3월에는 20여명이 사망하는 유혈 참극이 빚어졌다. 2009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무려 134명이 독립을 요구하며 분신했다. 네이멍구에서도 독립을 둘러싸고 한족과 몽골족 간 충돌이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내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 심해

그렇다면 중국에서는 왜 이처럼 소수민족의 분리독립 요구가 분출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차별 대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은 소수민족에 대해 대학입시 때 혜택을 주기도 하고, ‘1가구 1자녀’ 정책에서도 예외를 인정하는 등 우대정책을 펴기도 하지만 소수민족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소수민족 거주지에 한족 이주정책이 시행되면서 실권을 휘두르는 관료와 국영기업 모두 한족이 장악했기 때문이다.
 

위구르족은 중국 정부기관과 국영기업 취업 등에서 차별을 당하고 있으며, 중국 당국의 금지로 이슬람 종교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불만이 쌓이면서 독립 움직임이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위구르의 독특한 역사로 인해 중국과의 갈등 더 깊어
 

특히 위구르인들은 한때 신장지역에서 위구르 제국을 세우고 고유문화를 발전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청(淸)나라 건륭제 때 중국에 편입된 이후 갈등의 역사가 이어져 왔다. 위구르족은 1944년 동투르키스탄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자치 국가를 성립했다. 하지만 5년 만인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에 병합되고 나서 1955년 신장위구르자치구가 됐다.
 

위구르족은 수니파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유목민족의 후예로 중국의 주류인 한족과는 전혀 다른 문화와 언어, 종교 습관 등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중국 당국이 이 지역의 중국화를 위해 의도적으로 한족을 대거 이주시키면서 갈등이 더욱 불거지고 있다. 현재 신장 거주민의 39%는 한족으로, 43% 수준인 위구르족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 위구르인들의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지도부 출범 이후 중국 중앙정부가 강경일변도의 정책을 펴면서 위구르인을 '통제의 대상'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점도 위구르인의 반발을 키우고 있다.
 

중국은 소수민족의 독립 움직임이 발생하면 계엄령을 선포하고 대규모 군병력을 투입하는 등 강경 대응하고 있다. 느슨하게 대처하면 다른 소수민족의 독립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지만 이런 대응이 소수민족에 더 큰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신장위구르, 상당기간 동안 ‘중국의 화약고’로 남을 듯
 

신장의 면적은 166만㎢로 중국 영토의 6분의 1(17.3%)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신장은 에너지 자원의 보고(寶庫)다. 중국 석유의 30%, 천연가스의 34%, 석탄의 40%가 매장돼 있다.
 

신장의 에너지 자원 없이 중국 경제의 지속적 발전은 불가능해 갈수록 이 지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신장의 에너지 자원을 생산시설이 밀집된 동부 연안 지역으로 운송하는 '서기동수(西氣東輸)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네이멍구도 석탄매장량이 7414억t으로 한국에 비해 수백 배나 많다. 이곳은 첨단산업 핵심 소재인 희토류의 세계 최대 매장 지역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가 이들 지역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의 당정 지도부는 테러로 인한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예비 검속,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혹독한 처벌 등은 바로 이런 조치들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계속적인 한족의 이주를 통한 현지의 한족화 역시 중국이 취하고 있는 조치다. 중앙 정부의 통치에 호응하는 위구르족들에 대해서는 정치·경제적으로 적극 지원하는 이른바 이이제이 전략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아무리 대책을 마련하더라도 당분간 현지 분위기는 살얼음판을 걸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중국 정부의 대책과 조치들이 당장에 효력을 나타내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중국의 화약고’가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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