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시장과 아트의 만남..김지희 작가 기획초대전 LUCKY STRIKE

오토갤러리에서 유명 작품을 만나는 입체적인 문화컨텐츠 행사
 

치아교정 그림으로 유명한 김지희 작가 11월 5일 오토갤러리서 '럭키 스트라이크' 오픈 기사의 사진
 

현대인의 획일적인 웃음을 패러디한 ‘숨겨진 미소(Sealed smile)’ 시리즈로 잘 알려진 김지희(30) 작가의 기획초대전이 11월 5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두달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메르세데스-벤츠 공식딜러 한성자동차 삼성전시장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유중아트센터(이사장 정승우)와 메르세데스-벤츠 공식딜러 한성자동차가 공동 주최, 주관하는 전시로 오토갤러리가 아트를 만나는 문화컨텐츠 행사다. 특히 11월 7일 오프닝 행사에는 전시를 기념하는 다양한 이벤트가 실시된다.

 

김지희 작가의 작품 ‘Sealed smile’에 프린트 사인회를 통해 행사를 찾은 관객들이 작가의 친필 사인 포스터를 소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또한 메르세데스-벤츠 골프백 세트, 트롤리백, 머그컵, 바람막이,머그컵,한방비누를 비롯한 풍성한 선물이 증정되는 럭키드로우와 관객을 위한 포토월 기념사진 증정 등 특별한 문화서비스를 경험 할 수 있는 다각적인 이벤트가 준비되어 기대를 모은다.
 

치아교정 그림으로 유명한 김지희 작가 11월 5일 오토갤러리서 '럭키 스트라이크' 오픈 기사의 사진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김지희 작가는 전통 재료를 사용한 팝아트풍의 강렬한 동양화로 교정기, 오드아이 등 파격적인 소재를 화면으로 끌어들이며 뉴욕, 마이애미, 런던, 서울, 홍콩, 베이징, 퀼른 등 국내외 전시를 통해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또한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대중에 알려졌고, 최근 ‘아시아 컨템포러리 아트쇼 홍콩’에서는 아트페어 대표작품으로 해외 유력 매체 등에 광고되며 해외 컬렉터들의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번 전시 주제는 ‘럭키 스트라이크(Lucky Strike)’로 민화적 이미지를 통해 욕망을 추적해나가는 작품이 주를 이룬다. 부귀영화의 상징인 모란, 가족의 화합을 상징하는 나비, 출세와 입신양면을 기원하는 어해도와 매화, 복 문자도 등 전통적인 이미지를 조합한 작품들이 따뜻하게 펼쳐진다. 또한 2015년 을미년 양띠해를 앞두고 양머리를 차용한 기존 인물 시리즈도 의미를 더한다.

 

전시에 앞서 김지희 작가는 “민화에서 드러나는 출세와 부귀, 더 나은 삶을 향한 염원은 시대를 막론하고 욕망의 문제로 귀결된다. 한해가 지나고 새해가 시작되는 시점에 사물에서 의미를 찾아

낡은 기운을 버리고 좋은 기운들로 삶을 변화시키고자 했던 우리 안의 욕망에 다가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복을 주제로 한 전시는 ‘오토갤러리’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관객에 연말 연초 좋은 기운을 전하고 다채로운 문화적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이번 전시는 갤러리의 문턱이 높은 이들에게 순수예술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오토갤러리의 문턱이 높은 이들에게 작품을 감상하며 자연스럽게 자동차를 접할 수 있는 입체적인 소통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희 <Lucky Strike> : 위장된 자화상에서 타자의 얼굴로..

 

▲위장된 자화상


‘웃는 얼굴’을 마주하면 경계심은 사라지고 온화한 감정으로 상대를 보기 마련이다. 김지희의 작품을 첫 대면할 때 우리가 무장해제 되고 매료되는 이유이다. 함박 미소를 머금은 상큼 발랄한 얼굴은 보는 이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이내 곧 치아 교정기를 발견하고, 미려한 장식들의 실체가 고가 소비재와 브랜드의 이미지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소녀의 웃음은 어색하게 느껴지고, 그 오묘한 표정과 함께 생경한 화폭에 숨어있는 의미를 감지하고 사유하게 된다.

 

본래의 머리카락을 덮는 화려한 색상의 가발은 상품들과 보석들로 현란하게 장식되어 있다. 내면을 투영하는 눈을 가리는 커다란 선글래스 렌즈에 영사되는 문구와 이미지들 또한 현대인이 소유하기를 욕망하는 대상이며 타인의 시선에 의존하여 추구하는 외양의 이미지들이다. 태생적 아름다움인 젊음마저 지배하는 욕망의 아이콘들이다.

 

정면을 향하는 소녀의 얼굴은 마치 윤두서의 <자화상>과 같이 강렬하지만, 눈과 귀가 보이지 않고 목이 없는 얼굴 그림은 실제 얼굴의 생김새를 묘사한 초상화가 아닌, 신체의 얼굴을 은닉하는 동시에 물신 사회에서 형성되는 욕망으로 치장된 가면을 쓴 현대인의 감정 상태를 그려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 <Sealed Smile>의 웃음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 조장하는 행복한 감정을 위장하는 장치이다. 소설가 알랭 드 브통(Alain de Botton)은 세상의 눈으로 본 자신의 가치에 의해서 현대인의 ‘불안’(status anxiety)이 촉발된다고 본다. 작품 <Virtual Camouflage>에서는 ‘양의 탈’로 성품을 위장하기도 한다. 김지희의 얼굴에서 우리는 불안을 숨기는 우리 자신의 위장된 자화상을 목도한다.

▲ 팝아티스트의 민화

 

김지희는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로서 숙명적으로 한국화의 현대화를 모색하였고, 그 과정에서 전통 채색화 기법을 사용하되 소비 사회의 도상들과 위장된 웃음으로 현대인의 페르소나를 이중적 기제로 표현하는 것으로 동시대성을 획득하는 데 성공하였다. 작가는 특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동양화 작가이지만 종종 팝아티스트라 불리우며 세상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전시 <Lucky Strike>에서 작가는 역설적이게도 전통 민화의 소재를 전면적으로 화폭에 담아내었다.상당한 비율로 화면을 차지하는 가발에는 모란이 가득 피었고 안경 렌즈에는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으며 그 주위를 나비가 날고 있다. 과장된 머리와 커다란 선글래스와 치아 교정기를 낀 소녀의 얼굴에 민화적 도상들이 유연하게 얹혀져 있다.

 

조선시대의 민화는 민속적인 관습과 생활 풍속에 따라 제작된 대중적인 실용화로, 창의성보다는 되풀이되는 형식화된 유형에 따라 인습적으로 계승되고 발전한 것이다.

 

모란, 나비, 물고기 등의 동식물과 자연물은 부귀영화 무병장수 입신양명 등 각자의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민화에는 이러한 유형적인 상징물을 통해 상서로운 기운을 북돋우고 풍요로운 삶을 기원하는 서민들의 바램이 반영되었다.

 

작가는 동양화의 현대적 변용을 위해 선택한 아이콘들과 함께 민화적 도상을 수용하면서 민화의 정신을 곰씹어 보고 있다. 민화 본유의 해학성과 기복적 상징성이 작가의 일관된 관심사인 ‘욕망’을 다루는 동기와 상통함을 발견한다. 또한 이를 통해 소유에 국한되었던 물질적이고 가시적인 욕망보다는, 삶의 궁극적 가치를 염원하는 범시대적이며 통시적인 인간의 욕망에 대해 고찰하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반전을 통해 욕망에 대한 주제 의식을 심화하고 확장하였다. 민화의 기복적 도상들을 장식된 얼굴은 이전의 소유와 외양보다는 삶의 기저에서 영속되는 내면의 욕망과 존재를 염원하고 있다.

 ▲ 타자의 얼굴을 마주하고 염원하기


김지희의 욕망을 다루는 태도의 변화와 주제 의식의 심화는 그의 개인사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냉소적이고 자아 의식이 첨예한 청년기를 지나 자신의 가정을 이루고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인생 경로는 타자를 수용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철학자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에 의하면 타자란 새로운 삶, 새로운 시간을 가능하게 하는 축복의 대상이다.

결핍된 타자의 눈빛을 경계하기 보다는 마주하고 수용하면서 그 관계에서 주체는 성립한다.

 

이번 전시에서 소녀는 타자의 시선을 의식하여 위장하는 욕망의 주체라기 보다는, 타자의 욕망이 결핍된 얼굴을 수용하고 보듬는 주체이다. 자신을 넘어 타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갖게 되었고, 경계에 기인하는 이중성으로 숨기 보다는 욕망하고 있는 타자를 향해 한걸음 나아가는 온화한 발언이다. 시대의 이미지를 차용하면서 경쾌하게 풍자하던 얼굴은, 밝고 따뜻하게 소망하고 염원하는 태도로 변화하였다.

 

<Lucky Strike>에서 소녀는 마치 성장해가듯 섬세하고 여성스럽게 변모하였고, 이전보다 정교하지만 부드러워졌다. 과장되게 연출된 웃음은 여전히 연기는 하고 있지만, 기품있는 미소로 변했다. 웃음이 강조된 안면보다는 기복의 도상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톡톡 튀면서 강렬하고 경쾌했던 원색보다는 은은하고 화사한 파스텔 톤의 색상을 주조색으로 하여 유려한 반짝임이 화폭을 메우며 따뜻함을 더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불안을 위장하기 위한 이중적 가면보다는 행복을 함께 기원하는 따뜻한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특히 하이엔드 소비 공간에서의 전시 <Lucky Strike>는 소유와 존재 사이의 오가는 욕망과 염원에 대한 사유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보는 이와 소통할 것으로 기대한다.

 

최현진(유중아트센터 실장, 전시기획)

 

■ 미술평론가 고충환
                                                                       

모나리자의 알쏭달쏭한 미소는 시공간의 차이를 훌쩍 뛰어넘어 김지희의 그림과 만나진다고 생각한다. 웃음에 인색한 시대에 웃음을 선사하는 그림은 보는 이를 행복하게 한다. 모르긴 해도 사람들이 작가의 그림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작가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소녀의 해맑은 웃음은 그렇게 서먹한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해소해줄 수가 있을 것인가. 웃음 뒤에 숨은 어둠을 헤아릴 일이다. 어둠을 애써 외면하는 웃음은 웃음이 아니다. 어둠을 껴안을 때에야 비로소 웃음은 서먹한 사람들 사이로 번져 나갈 수가 있다.
                                                                     

■뉴욕 미술평론가 조나단 굿맨<Jonathan Goodman>


김지희 작가는 아시아 현대 미술에서 팝 아트로 활동하는 젊은 한국의 아티스트다. 그러나 많은 작가들과 달리 그녀는 순수한 즐거움과 무사태평한 경험이란 가면 뒤에 감추어진 것에 관심이 있다. 그 결과 그녀는 쉽고 재미있는 감성에 대한 현재 시류에 일부 속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녀는 그 시류 너머를 바라보며 가벼운 즐거움에 내맡긴 지루한 삶을 미묘하게 비판하는 이미지들을 탄생시키고 있다.

 

김지희 작가의 작품 속 이미지들은 보는 이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작품을 통해 우리는 행복의 가장된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밝은 색채들과 아름다운 시도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가 그 속을 통과해 진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마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 프랑스 미술평론가 장 루이 프아트뱅<Jean-Louis Poitevin>

 

전통적인 주제를 습득하면서 현대사회의 표현의 한계에 직면한 그녀는 대학시절 자신의 문제제기에 변화를 시도해야한다고 깨닫게 된다. 전통과의 끈은 놓지 않으면서 현대적인 주제에 집중하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한국의 전통 종이인 장지위에 색을 입힌다. 현대 사회 뿐만 아니라, 자연과 예술의 재현에 대한 깊이 있는 문제제기가 김지희의 작품세계에 나타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지희가 중요한 아티스트인 이유는 우리 자신의 존재, 그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게 하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모델에 맹목적으로 순응하는데 급급해 감정적인 뿌리를 외면하는 존재들 말이다.
                                             

■ 미술평론가 김종근


우리가 이 젊은 작가의 작품에 주목하는 본질적인 사유는 무엇보다 얼굴에 내재 된 이중적인 메시지이다. 그 메시지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것은 감추어져 있는 밝은 얼굴 속 고독한 내면의 이야기이다.

 

그는 두 얼굴로 살아가는 슬픈 인간의 존재, 결코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비극적인 표정위에 가면을 쓰고 의사소통을 하는 우리 현대인의 불편한 웃음을 선물한다.
                                                        
▲전시명 : 김지희 기획초대전 Lucky Strike
▲전시장소 : 메르세데스-벤츠 공식딜러 한성자동차 삼성전시장
▲전시기간 : 2014. 11. 4 Tue – 2015. 1. 5 Mon
▲오프닝 : 2014. 11. 7 Fri  PM 6:00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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