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한국 전기 발상지 '영훈당과 등소' 홍보관 열어

2025-04-11     신현지 기자

[중앙뉴스= 신현지 기자]대한제국기 근대 문명의 상징인 전기가 궁궐에 본격 도입되었음을 보여주는 '영훈당과 등소' 홍보관이 문을 연다.

(사진=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대한전기협회와 협력해 오늘(11일)부터 경복궁 내에 영훈당 복원 사업과 궁궐 내 전기 도입의 역사를 함께 조명하는 ‘영훈당과 등소’ 홍보관을 개관한다고 밝혔다.

영훈당은 향원정 남측, 함화당과 집경당 인근에 자리한 전각으로 고종대 경복궁 중건과정에서 새로이 조성된 것으로 파악되나 일제강점기 창덕궁 화재 복구를 위한 경복궁 전각 철거 과정에서 함께 사라져 오랫동안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갔다.

최근 ‘하재일기’를 비롯한 고문서, 고지도, 발굴 유구 등 다양한 고증 자료를 통해 영훈당의 역사와 공간적 위치가 확인되었다. 영훈당은 궁궐 내 물품을 관리하던 공간으로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재일기'는 왕실·관청에서 필요한 그릇을 주문받아 공급하던 조선시대 분원공소의 공인이었던 지규식이 1891년부터 1911년까지 20년간 쓴 일기다.

발굴조사를 통해 영훈당 권역 북쪽에서 터와 유물 등이 확인된 ‘전기등소’는 대한제국기 근대 문명의 상징인 전기가 궁궐에 본격 도입되었음을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로, 궁궐사 연구와 한국 전기산업사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홍보관은 총 4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영훈당의 소개 및 연혁’을 시작으로, 2부 ‘영훈당 복원의 단서들’에서는 영훈당과 그 일대의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는 각종 사진과 기록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과거 영훈당 동측 권역 건립 당시, 전기등소에서 나온 석탄재를 적심 기초 및 행각 기초부 재료로 활용된 흔적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발전 부산물을 건축 기초부에 사용한 사례이자 당시 건축 기법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사료로 영상을 통해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3부 ‘경복궁을 밝힌 최초의 전기 점등’에서는 조선 최초의 전기 점등 역사가 담긴 보고서, 고문헌, 사진 등과 1880년대 에디슨 전등회사에서 생산한 ‘에디슨 전구’ 등 관련 유물(복제품)을 직접 볼 수 있다.

4부 ‘경복궁 전기등소, 그 이후의 발전’에서는 경복궁 이외에 덕수궁의 전기발전소 설치를 위해 체결했던 당시의 계약서, 전기 발전소의 모습이 담긴 도면과 사진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한편, ‘영훈당과 등소’ 홍보관은 영훈당 복원공사가 완료되는 2027년까지 경복궁 휴관일을 제외하고 상시 운영되며, 경복궁 방문객 누구나 자유롭게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