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역대 정부에서 보지 못했던 韓-美 정상회담...이번 한번으로 끝내야
[중앙뉴스= 윤장섭 기자]한-미 정상회담이 우리가 우려했던 긴장을 피하며 원만하게 마무리 됐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처럼 요란스웠던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 본다.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은 국내외 주요 언론들이 중요 쟁점만 보도를 할 뿐 이번 처럼 난리 법석을 떨지는 않았다.
정상 회담을 몆 시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까지 주요 쟁점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불안 불안의 연속이었다.
대통령을 수행해야 할 외무부 장관이 대통령보다 먼저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대통령실의 안보실장, 정책실장, 하물며 국내에 머물며 국내 상황을 점검해야 할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모두 미국으로 출국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역대 정부에서 볼 수 없는 일이 이재명 정부에서 일어났다는 것은 외교라인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특히 한-미 정상을 앞두고 세계 주요 외신들과 미국내 언론들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 대통령에게 주어진 시간은 불과 30분이라며 이 시간에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미국이 가장 신뢰하는 우방국이 한국과 일본이다. 한국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해도 전혀 이상스럽지 않을 정도로 한국과 미국은 동맹국으로 지위를 튼튼하게 구축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동맹국이라는 프리미엄도 없이 아주 초라하게 백악관을 들어가는 대통령이 되었다. 국빈은 아니라 하더라도 최소한 영빈관이라도 제공해야 함에도 트럼프 2기 정부는 이 대통령을 홀대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이번 정상 회담은 굴욕 외교가 될 것이라는 외신들의 보도가 줄을 이었다. 국내 언론들도 일제히 한-미 정상회담의 득과 실을 놓고 야단 법석을 떨었다. 왜 이렇게까지 된 것일까? 이는 국내 정치를 바라보고 있는 미국내 시각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는 실용외교로 중국과 적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 또 미국과 동맹국 지위도 계속 이어가겠다는 양다리 노선에 미국내 강경 인사들이 이재명 정부를 인정하지 않겠다며 트럼프를 압박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를 상대로 고차원의 정치 쇼를 이어가고 있다. 자국 우월주의는 트럼프의 신념과도 같다. 그는 미국이 손해보는 장사는 앞으로 하지 않겠다는 철저한 계산으로 세계와 맞서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에게 미국은 미래이자 희망인 곳이다. 미국은 한국의 가장 큰 수출국이자 달러를 많이 벌어들이는 흑자 나라다. 이런 곳에 우리의 수출길이 막힌다면 한국 경제는 그야말로 파국을 맞을수도 있다. 그래서 삼성, 현대, SK, LG 등 글로벌기업들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모두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트럼프에게 당근을 선물하기 위해 보따리도 꾸렸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서며 2시간 20분, 140여 분간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했다. 분위기도 화기애애 했다. 회담 성과가 곧 알려지겠지만 득과 실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트럼프의 생각과 이재명 대통령의 생각이 어느정도까지 합의가 이루어 졌는지를 정부는 조금도 숨김 없이 국민들 모두에게 공개해야 한다. 요란스럽게 이루어진 정상회담은 이번 한번 만으로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