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 2.5%, “학교폭력 당했다”... 초등생이 가장 많아
교육부,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집단 따돌림·사이버폭력 증가 '관계회복 숙려제도’ 도입 추진
[중앙뉴스= 신현지 기자]초중고생의 2.5%가 학교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생의 학교폭력 피해율이 5.0%로 가장 높았다.
교육부는 17개 교육청과 실시한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 대상은 초4~고3 학생 397만 명으로 참여율 82.2%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피해 응답률은 2.5%로 1년 전보다 0.4%p 증가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이 5.0%로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해(4.2%) 대비 0.8% 증가한 수치며 2020년 이후 5년 연속 증가세다. 이어 중학생 2.1%, 고등학생 0.7% 순으로 조사됐다.
피해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39.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집단 따돌림 16.4%, 신체 폭력 14.6%, 사이버폭력이 7.8%, 성폭력 6%, 강요 5.8%, 스토킹 5.3%, 금품갈취 5.1% 순이었다.
지난해 비교 증가한 유형은 집단 따돌림과 사이버폭력으로 각각 0.9%P, 0.4%P 늘었다. 반면, 언어폭력과 신체폭력은 각각 0.4%P, 0.9%P 감소했다. 언어폭력은 모든 학교급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언어폭력’, ‘집단 따돌림’,‘사이버폭력’,‘성폭력’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응답률은 1.1%로 지난해 대비 0.1%p 증가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 2.4%, 중학생 0.9%로 증가했다. 폭력을 목격한 응답률도 지난해 대비 1.1%p 증가한 6.1%로 조사됐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 10.2%(1.7%p), 중학생 6.1%(1.0%p), 고등학생 2.2%(0.8%p)로 모든 학교급에서 증가했다.
교육부는 위의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 현장에 있는 학생·교원·학교폭력 제로센터 지원단과의 간담회를 실시했다. 그 결과 참석자들은 공통적으로 ‘교육·미디어 등을 통해 학교폭력 전반에 대한 인지가 높아지면서 민감도가 높아진 점’을 피해응답률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또한, 학생들의 체계적인 정서교육과 지원의 필요성과 학생 간 사소한 갈등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심의로 이어지는 갈등의 사법화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모상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학교폭력 예방교육지원센터장은 “학생들이 스스로 갈등을 이해하고 조정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과정이 중요하다.”라며, “교육적 해결을 통해 학생들이 건강한 관계 맺기와 회복을 경험할 때 비로소 학교폭력 예방의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와 현장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갈등의 교육적 해결 지원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미한 사안이 많은 초등학교 저학년(1~2학년) 대상으로는 학교 내 학교폭력 전담기구 심의 전 관계회복을 위한 조정·상담을 진행하는 ‘관계회복 숙려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올해 하반기 관계회복 숙려제도 운영 계획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2026년 3월부터 희망하는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시범 도입할 방침이다.
또한, 학생들이 자기 감정인식 및 조절, 관계맺기 등 사회정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2026년부터 모든 학교에 사회정서교육이 도입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이버폭력에 대응할 수 있는 가해학생 조치 제도 개편과 가해학생 특별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해숙 학생건강정책국장은 “학교 공동체의 신뢰 제고와 사회정서 회복이 시급하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학생들이 일상적 갈등을 교육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라며 “다변화되는 사이버폭력 양상에도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