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섭기자의 시선]완장찬 국회 운영위원장, 국정감사도 마음대로...저품격 국회
이재명정부 첫 국회 국정감사가 13일부터 31일까지 834개 기관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 감사를 기대했던 국민들은 저품격 국회의 모습에 실망을 넘어 분노마저 느끼고 있다. 특히 국회 17개 상임위원회 중 일부 위원회는 국정감사를 운영위원장 마음대로 운영하면서 마치 국정감사장을 범죄자를 심판하는 법정으로 연출 시키기도 했다.
이번 국정감사는 입법권을 손에 쥔 여당의 묻지마 운영이 예상은 됬지만 정도는 국민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나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막말은 기본이고, 감정 섞인 욕설과 말싸움, 특히 참고인을 죄인 취급하는 여당 의원들의 모습에서 과연 저들이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 기관이 맞나 할 정도로 자괴감이 든다.
상임위원장의 운영도 도마위에 올랐다. 놀라운 것은 국회를 장악한 여당 의원들의 막가파식의 참고인 대하기다. 하물며 3부 요인인 조희대 대법원장을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90분 동안 이석을 허락하지 않는 독선을 보였다. 이날 법사위 국감현장을 바라본 국민들은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주도하는 '조희대 때리기'가 마지막 선까지 넘어섰다고 비난했다.
극한 대립 구도가 국감장에 그대로 투영되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욕설 문자로 난타전을 국회 밖으로 까지 확전시켰다. 심지어 배설물 공방을 벌였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이 “우리 정부는 윤석열정부가 싸 놓은 똥을 치워야 하는 입장”이라고 언급하자,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정부가 똥을 싸고 있다”고 받아쳤다. 또 과방위의 ‘찌질’ 공방은 그야말로 국감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충격적 장면이다.
이처럼 민생국감이 되어야 할 국회가 양분화 되면서 국회 자정 능력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당 지도부가 오히려 의원들을 더 부추기고 있다. 우슷개 소리로 골프와 정치의 공통점은 고개를 쳐들면 낭패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권력을 갖고 있는 집권 세력은 항상 겸손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민주당은 '오만을 넘어 독주, 독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자신들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다수의 국민들은 민주당을 독재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저들이 왜 그런 말들을 들어야 하는 지는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자신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완장을 차면 모두 그렇게 변하는 건지 묻고 싶다.
국정감사는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 감사가 되어야 한다. 국민들은 3대 특검이나 검찰개혁, 한미 관세 협상,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 홈플러스 사태 등 굵직 굵직한 현안에 대해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서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국감은 국회가 가지는 가장 강력한 권한 중 하나다. 국감을 받는 피감 기관(被監機關)의 각 기관장은 국감 기간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행정부 또한 국감 이슈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국감 이슈는 핵심적인 사회적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특히 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이미 많은 기업의 총수들이 국회 소환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25년 국감의 하일라이트는 이미 앞에서 언급한 ‘조희대 국감’이고 ‘김현지 국감’이다. 여권에선 대선 개입 의혹이 제기돼 온 조희대 대법원장을 상대로 13일 법제사법위 국감을 진행했다. 이제는 ‘김현지 국감’이 핵폭탄급으로 부상했다.
야권에서는 실질적 대통령실 ‘안방마님’이란 비판을 받는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운영위 국감 출석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출석에 동의하지 않아 ‘김현지 국감’을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국감기간 논란을 계속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180석의 민주당이 점점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분위기다. 민주당이 강경파를 제어하지 못한다면 정치적 자충수가 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정청래 대표와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국민들의 쓴소리가 쏟아지고 있다는 것을 간과 (看過)해서는 안된다.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것은 이제 멈추어야 한다.
민주당의 변화는 분명히 있어야 한다. 그리고 변곡점을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런 과정을 국민들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내년이 지방선거다. 민주당의 미래는 지금과 같으면 폭망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