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105% 폭락, 차액은 누군가의 주머니 속으로

백수오 효능 주장했던 논문저자는 바로 내츄럴엔도텍 관계자들...

 

▣MBC 'PD수첩' 심층 취재, 19일 밤 11시 15분 방송
 

[박철성 칼럼니스트(언론인·다우경제연구소 소장)]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스캔들'이 대한민국을 뒤 흔들었다.

 

백수오, 과연 효능이 있는 걸까? 그런데 효능이 있다고 주장했던 논문의 저자는 바로 내츄럴엔도텍 관계자들이었다. MBC 'PD수첩'이 심층 취재, 19일 밤 11시 15분 공중파를 태운다.

 

▲ MBC 'PD수첩'이 '백수오 스캔들'을 심층 취재, 19일 밤 11시 15분 방송한다.     © 사진=MBC PD수첩 화면 캡처.

 

백수오 스캔들이 터진 날,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주저앉았다. '백수오 스캔들' 해당 사, 내츄럴엔도텍 사태가 주범이었다. 그 후 시장은 비교적 바로 안정을 찾았다.

 

4월16일 91200원의 전 고점을 기록한 내츄럴엔도텍은 19일 장중, 8550원까지 하락했다. 주당 무려 82650원이 증발했다. 이는 1105%의 하락. 그런데 이 돈은 누군가의 주머니에 들어간 것.

 

▣ 내츄럴엔도텍 관계자 돈 방석 VS 개미들 쪽박신세

이 와중에도 내츄럴엔도텍 김재수대표를 비롯, 친인척, 관계자들은 주식을 매도했다. 시쳇말로 돈방석에 앉은 것.

 

4월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내츄럴엔도텍 김재수 대표가 31만3,120주, 김철환 영업본부장이 3월 26일부터 4월 1일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주식 1만주를 매도했다. 김 본부장의 매도단가는 주당 7만3,412원. 그는 총 7억3,412만원을 현금화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7월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주당 995원에 5만주를 취득했다. 이번 주식 매도에 따른 시세차익만 7억 원이 넘는다.

 

그런데 김 본부장이 주식을 처음 매도한 날짜가 절묘하다. 3월26일.

 

▲ 김재수 대표와 친인척, 관계자들의 주식 매도시기     © 사진=영웅문 캡처.


이날 한국소비자원이 내츄럴엔도텍 이천공장을 방문했다. 백수오등 복합추출물 원료를 수거한 날이다. 김 본부장이 미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내츄럴엔도텍 장현우 법무실장은 "직원 복지를 위해 기숙사 구입용으로 주식매도를 했다"면서 "오피스텔 6채를 사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장 실장은 또 "주식 매각은 올해 더 진행 된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길을 바르게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내츄럴엔도텍의 54%에 달하는 소액 개인투자자(이하 개미)들. 아직까지 자살 등의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멘붕 상태. 뒤늦게 피해자 모임을 결성, 법적 대응을 한다지만 피해 보상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이다.

 

▣ 김재수 내츄럴엔도텍 대표 경영권 위기

김재수 내츄럴엔도텍 대표이사가 보유중인 회사 주식의 90%가량을 담보로 잡혔다.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거나 주식의 가치가 현재보다 더 떨어져 반대매매가 나올 경우 경영권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다. 현재 부도위기에 직면해있다.

 

▣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이 건강기능식품이 된 까닭은?

건강기능식품 인증과정에 제출된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의 효능에 관한 미국의 임상연구 논문. 논문의 저자를 살펴보면 한국계 미국인 의사 A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내츄럴엔도텍의 관계자들이다.

 

임상의 대표저자로 등록되어 있는 A씨는 과연 누구일까?

 

제작진은 미국 현지에서 A씨를 만나 그가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을 미국에 수입, 판매하는 S사 대표와 형제 관계라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

 

A씨의 논문을 제외하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임상관련 논문은 단 한 건 뿐, 총 2건의 임상 시험으로 백수오 등 복합 추출물의 효능을 입증할 수 있었을까?

 

백수오 복합 추출물은 이렇게 손쉽게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판매 되어 지난 한 해 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건강기능식품 백수오를 둘러싼 논란과 수많은 의혹들. 'PD수첩'이 가짜 백수오 파문의 실태와 진실을 집중 취재했다.

 

▣ 'PD수첩' 백수오 스캔들

지난 4월 22일 한국소비자원은 성분 분석 검사 결과 32개의 백수오 제품 중 21개의 제품에서 식품으로 사용금지 된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었다고 발표했다.

 

이엽우피소는 식품으로는 물론 약재로도 사용할 수 없으며 일부 논문에선 독성을 경고하기도 한 식물이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4월 30일, 섭취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었다.

 

'PD수첩'은 이엽우피소 독성 논란부터 중국 식물인 이엽우피소가 국내에 들어와 유통되기까지의 과정, 건강기능식품 인증의 문제. 그리고 국민 먹거리 안전을 담당하는 식약처의 대응 자세에 대해 심층 취재했다.

 

▲ 백수오와 이엽우피소. 육안으로 구분이 쉽지 않다.    

 

▣ 이엽우피소 먹어도 되나?

2014년 한 해 동안 식약처에 신고 된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추정 사례는 총 1733건. 그 중 백수오 제품 부작용 사례는 301건으로 유산균에 의한 부작용 다음으로 많았다.

 

부작용 경험자들은 주로 두드러기, 소화불량, 간 기능 이상, 수면장애를 호소했다. 부작용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목적으로 소비자원이 백수오 관련 제품들을 수거, 성분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엽우피소. 정말 섭취에 문제없을까?

 

이엽우피소 독성에 대한 연구 중 1998년 발표된 중국 난징 철도 의학원의 이엽우피소 독성연구 논문에는 이엽우피소가 간독성, 신경쇠약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며, 이엽우피소가 1/5 함유된 사료를 먹은 쥐들이 계속해서 죽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나 식약처는 난징 철도 의학원의 논문 등 이엽우피소 독성 관련 논문들의 연구 방식이 OECD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고 대만과 중국에서는 이엽우피소가 식용 혹은 약재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섭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식약처의 식품원재료 데이터베이스에는 이엽우피소가 식용불가 식물로 규정되어 있다. 소비자들은 먹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혼란스럽기만 한 상황이다.

 

▣ 이엽우피소, 누가 왜 키우나?

이엽우피소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시기는 1990년대 초반으로 경상북도 영주 지역을 중심으로 재배되기 시작해 충주, 제천, 단양 등지로 퍼져나갔다.

 

2005년 충북농업기술원이 이엽우피소의 생약 등재를 요청 했지만,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약재로서의 효능과 처방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한 이엽우피소가 어떻게 건강기능식품의 원료에서 검출된 것일까?

 

업계 종사자들은 백수오의 폭발적 수요 증가로 일부 농가가 이엽우피소를 재배하여 납품했으며, 그것이 이엽우피소 검출의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에 비해 재배기간이 1/3로 짧으면서도 수확량이 더 많기 때문에 재배 농민의 입장에서는 경제성이 높기 때문이다. 식약처에서는 과연 이 실태를 모르고 있었을까?

 

2009년 식약처는 대한한의사협회에 이엽우피소가 ‘하수오’ 또는 ‘백수오’의 위품으로 유통될 우려가 있으니 주의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결국 식약처가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엽우피소의 재배와 유통을 철저히 제한하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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