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임효정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영 정상화 방안을 발표한 아시아나항공은 2012년부터 4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5일 조종사를 제외한 승무원·정비사·일반직 등으로 구성된 전국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은 구조조정에 반대해 지난 3일부터 김포공항 아시아나항공 격납고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김수천 사장은 작년 말 지점통폐합·희망퇴직과 휴직 등 경영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직원들에게 영상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김 사장은 ▲저비용항공사(LCC) 약진 ▲중동계 항공사 확장 ▲항공자유화에 따른 경쟁심화로 전 계 항공업계가 구조적 전환기에 놓여 있으며,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파산과 합병을 거쳐 소수 항공사로 재편됐고,유럽과 동남아계 항공사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 항공사들이 급성장해 한·중 노선 전면 자율화가 예상되고 한국 사회가 일본처럼 2017년부터 고령사회로 진입하면 여행수요 역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위기극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했음에도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고 특히 영업으로 번 돈으로 빌린 돈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취약한 손익구조가 4년간 이어지면서 부채 비율이 1천% 수준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기업이 한 해에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누는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좀비기업'으로 칭하는데 아시아나항공은 4년 연속 1을 넘지 못해 좀비기업으로 분류됐다.

 

김 사장은 지점통폐합과 예약·발권·국내선 공항업무 등 아웃소싱, 희망퇴직과 휴직 등 방안에 대해 "경쟁사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한 조치"라며, "인위적 구조조정 없이 고용안정을 위해 향후 수년간 신규채용을 축소 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노조는 예약영업팀 아웃소싱으로 200명 이상, 국내공항서비스 아웃소싱으로 250여명의 일자리가 흔들리고 있고, 기존 인력의 업무부담 가중과 각종 복지제도 축소를 예상하고 있다.

 

노조는 성명을 발표해 "아시아나의 위기는 대우건설·대한통운의 잘못된 인수경영에서 비롯됐다"며, "인수 전 부채비율 200%대의 견실한 재무구조가 인수 후 600∼700%, 차입금을 통한 금호산업 재인수가 결정된 지금은 900%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영업이익을 내도 이자비용을 충당하느라 당기순손실이 날 수밖에 없는 재무구조를 만든 것은 경영진"이라며, "구조조정의 칼날은 노동자가 아닌, 잘못된 경영으로 회사를 이 지경까지 내몬 경영진에게 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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