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철수는 북한 정권에 대한 '선제 항복

 

▲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카드로 주한미군 철수를 쓸수도 있다는 미 언론들의 보도가 나왔다.     © 중앙뉴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트럼프 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카드로 주한미군 철수를 쓸수도 있다는 미 언론들의 보도가 나왔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북핵 협상 카드로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배넌은 진보 성향 온라인매체 '아메리칸 프로스펙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동결시키는 대가로 미국은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내용의 협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 언론들이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배넌은 또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에 대해서도 “누군가 (전쟁 시작) 30분 안에 재래식 무기 공격으로 서울 시민 1천만 명이 죽지 않을 수 있도록 방정식을 풀어내게 보여줄 때까지 군사적 해법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주한미군 철수 문제와 관련, “배넌이 제시한 딜은 수십 년간 미국이 유지해온 정책에서의 급격한 이탈이 될 것”이라면서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과거 핵 동결의 대가로 한미 군사훈련의 중단을 주장했으나 미국이 이를 거부했다. 주한미군 철수는 북한의 요구보다 훨씬 더 큰 카드이기 때문이다.

 

미 언론들은 주한미군의 전면 철수는 북한이 완전히 비핵화를 이루고 평화협정이 체결된 이후에 가능한 것으로 광범위하게 인식되고 있고, 그럴 경우에도 많은 한국민은 주한미군이 역내 힘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해서 주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티브 배넌의 주장과는 달리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은 중국 방문에서 "나는 주한미군의 축소나 철수에 대한 어떤 논의에도 관여한 적이 없고, 그런 얘기가 있었다면 나는 알지 못한다"면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확고히 일축했다고 NYT는 전했다.

 

또 던퍼드 합참의장이 중국 방문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해 중국 지도부에 북한에 대한 강한 대응을 주문하면서 미국은 필요하면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되풀이했다면서 "이런 메시지는 배넌의 언급에 의해 (의미가) 깎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배넌의 해임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배넌의 북한에 대한 전략적 사고가 트럼프 행정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보도했다.

 

한반도 전문가들도 배넌의 주한미군 철수 언급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세종연구소 펠로십으로 있는 전직 미국 외교관 데이비드 스트로브는 백악관 인사가 그런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는 자체가 "놀랄만하다"면서 "그것은 북한 정권에 대한 '선제 항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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