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진 식약처장, 허술한 업무숙지로 이 총리에 혼쭐

▲ 류영진 식약처장(오른쪽)이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살충제 계란 파문과 관련 의원들의 질문이 계속되자 곤혹스러워하는 류영진 식약처장     © 연합뉴스


[중앙뉴스=김주경 기자] '살충제 계란'으로 온 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는 시기에 먹거리 안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업무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는 등 허술한 모습을 연일 나타내자 이낙연 총리가 질책에 나섰다.

 

이낙연 총리는 지난 17일 국정현안 점검조정회의에서 류 처장에게 살충제 계란 전수조사 결과를 비롯해 수입계란의 안전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했다. 그러나 류 처장은 대다수 질문에 머뭇거리며 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이 총리는 "이런 질문은 국민이라면 누구나 물을 수 있는 것"이라며 "제대로 답변 못 할 거면 브리핑하지 말라"고 질책했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 업무 보고에서도 류 처장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 부족이 도마위에 올랐다. 살충제 검출 계란 조사 상황이나 간단한 현안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

 

이에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경기도 등에서 검출된 계란은 몇 군데 도매상으로 갔느냐?"고 묻자 류 처장은 연신 "추적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 김 의원은 "결국은 모른다는 얘기라고 응수하며 계란 위치 추적조차 모른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이라고 하자 "아닙니다"라고 하는 한편, 끝내 답하지 못했다.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 역시 " 식약처장이 내용을 모르고 버벅거리면 국민은 더 불안할 수 밖에 없다"며 "사고 난 지 며칠이 지났음에도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식약청장이 국회에서 응답도 못하면 이걸 언제 파악하겠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여당 의원들조차 류영진 식약청장의 업무태도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보았다. 기동민 의원(민주당 소속)도 "식약처장을 비롯해 관련 부처 공무원들은 헤매면 안된다며,서 날밤을 세워서라도 조사실태 결과를 숙지했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어 기 의원은 "날마다 식탁에 오르는 주요 식품에 대해선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단언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류 처장은 "전년도에 많은 (계란) 수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는데 이상이 없다고 보고받아서 믿어도 된다고 말한 것"이라며 "죄송하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류 처장은 임명 당시부터 식·의약품 문제에 관한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는 식약처장 임명 전까지 부산에서 약국을 운영하며 2016년 총선과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부산시선대위원장과 특보단장을 역임했다.

 

야 3당은 17일 "류 처장의 지난 10일 '국내산 계란은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발언은 국민 혼란을 조장했다"며 "류 처장은 살충제 계란 파동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 등도 이날 "류 처장은 자신의 무책임한 발언에 대해 책임지고 "자진 사퇴하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는 현안 보고를 받기 위해 류 처장에게 출석을 요구했지만, 류 처장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22일 류 처장을 다시 불러 질의하기로 의결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