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성 멜로디, 강렬한 퍼포먼스 어우러진 ‘마지막 춤’ 압권


이러한 관심의 중심에는 ‘죽음(토드)’ 역을 맡은 JYJ 멤버 김준수가 서 있다. 그는 ‘엘리자벳’의 주위를 맴돌며 그녀가 원하는 자유는 오직 자신만이 줄 수 있다고 유혹하는 초월적 존재다.

사실 이 작품에서 ‘토드’는 그 배역의 특성상 대사보다는 넘버와 안무가 주를 이룬다. 때문에 김준수가 연기하는 ‘토드’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마치 작은 뮤지컬 콘서트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독특하다.

 그의 입술을 타고 흐르는 넘버는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때론 부드러운 발라드곡으로, 때론 박진감 넘치는 댄스곡으로, 때론 감미롭고 애절한 듀엣곡으로 다양하게 채색된다. 숨소리까지 읊조리듯 내뱉는 순백의 속삭임은 달콤한 밀어처럼 다가오다가도, 어느 순간 불꽃처럼 터져 나오는 샤우팅은 검은 마성의 매력을 뿜어낸다. 여기에 섹시하고 디테일하게 더해지는 안무는 우월한 퍼포먼스로 승화된다.

압권은 넘버 ‘마지막 춤’이다. 이 장면에서 관객은 김준수의 에너지를 한껏 느낄 수 있다. 굳이 별다른 설명을 붙이지 않더라도 왜 제작진이 그를 캐스팅 했는지, 그가 로버트 요한슨이나 실베스터 르베이 등 세계적 거장들로부터 왜 인정받고 사랑받는지 십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앙상블 ‘죽음의 천사들’과 이루는 조합은 김준수의 ‘토드’에게서만 볼 수 있는 명장면으로 손꼽을만하다. 무대 위의 ‘엘리자벳’ 뿐 아니라 객석의 관객 모두 ‘죽음’의 매력에 빠져드는 순간이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강렬한 퍼포먼스는 그 자체로 극의 몰입과 완성도를 높인다.

커튼콜에서 터져 나오는 김준수를 향한 압도적 환호는 실제 콘서트장을 방불케 할 정도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관객들은 너나할 것 없이 손뼉을 치며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어깨를 들썩이며 공연장의 데시벨을 한껏 높인다.

절정을 만끽한 관객들은 공연이 끝나고, 공연장에 불이 환하게 켜져도 한동안 자리를 떠날줄 모른다. 객석의 흥분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그것이 뮤지컬 천재 김준수가 그려내는 차원이 다른 ‘토드’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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