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위성 잃은 출연규제 고리 끊어야 ... 한류 국력 낭비 지적도




▲ JYJ  김준수 콘서트

인기그룹 JYJ 멤버 김준수의 생애 첫 솔로 콘서트가 열린 지난 2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만난 한 팬은 “저렇게 실력 있고 재능 많은 아티스트가 방송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는 현실이 슬프다”며 “언제까지 이런 부당한 제약과 압력에 묶여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서울 양천구에 산다는 한 중년의 여성팬도 “한류 스타의 대표주자가 솔로 앨범을 발표하고도 활동을 펼칠 방송무대가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하며 “김준수뿐 아니라 JYJ 멤버들이 하루 속히 방송을 통해 대중과 음악적 교감을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 염원했다.

여전히 JYJ의 출연에 자물쇠를 꼭꼭 걸어잠그고 있는 음악방송을 향한 팬들의 원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런 모습은 특히 김준수의 콘서트 이후 더욱 거세지고 있다.

팬들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실력으로나 존재감으로나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임에도 음악방송에서는 JYJ의 모습을 볼 수 없다”고 안타까워하며 “이건 한국 가요계 전체의 손실”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김준수 역시 음반 발매기념 기자회견에서 “다른 것보다 크게 고민했던 건 방송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가정 하에 앨범을 만든다는 사실이었다”며 “아무래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나”라고 현실적 한계와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이미 장기화 되어버린 음악방송의 JYJ 출연 보이콧은 아무리 둘러봐도 기형적 행태라는 것이 대다수 연예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세 멤버가 전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 관련 소송에서 연거푸 승소하고, 법원이 방송활동을 포함한 모든 연예활동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보장했음에도 여태 이들의 음악이 전파를 탈 수 없는 건 방송계에 불평등하고 부당한 권력구도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라는 것이다.

연예계와 방송계를 둘러싼 권력구도에서 파생된 헤게모니 다툼에 이들이 희생당하고 있다는 지적은 그래서 가능하다.

그러나 주지해야 할 사실은 JYJ가 방송으로부터 철저히 배격되고 외면 받는 사이, 이들의 음악을 공유할 수 있는 채널은 더 다양해졌고, 그 파급력은 방송의 영향력을 훨씬 뛰어넘었다는 점이다.

JYJ를 사랑하는 이들은 지구촌 곳곳으로 확산되어 팬층이 훨씬 두터워졌고, 멤버들은 음악뿐 아니라 연기,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각인시키며 더욱 강하게 무장됐다.

실제로 김준수의 솔로 앨범 타이틀곡 ‘타란탈레그라’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공개와 동시에 전세계에서 수많은 접속자를 끌어모으며 300만이 훌쩍 넘는 가공할 조회 수를 기록해 화제를 낳기도 했으며, 일본에서는 레이디 가가와 저스틴 비버를 제치고 아이튠즈, 라쿠텐, 아마존저팬 등에서 1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려 꺾이지 않은 인기를 입증했다. 이는 근래 일본 활동이 전무한 상태에서 얻은 결실이기에 더욱 값졌다.

JYJ에 대한 방송규제 고리는 이제 더 이상 당위성도, 설득력도 약하다. JYJ를 이대로 ‘방치’하는 건 한국 대중음악산업과 방송계의 편협한 협착관계를 세계 음악시장에 그대로 노출하는 것 같아 민망하다.

한류 팬들에게 한국 가요계의 후진성을 속살 보이듯 보이는 것 같아 낯 뜨겁다. 한 마디로 한류 국력의 낭비다.

어쩌면 JYJ에게 여러 제약의 굴레를 덧씌워 놓고 여전히 높은 장벽을 드리우고 있는 방송사를 향해 내뱉는 팬들의 원성과 항변은 자칫 왜소하게 비쳐질는지 모른다. 설혹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이 무모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거대 연예권력에 굴종한 방송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바위를 깨는 방법은 여러 가지 라는 것을. 혹여나 계란으로 바위를 깨뜨리기 어렵더라도 그 추악한 ‘얼룩’은 역사의 기억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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