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 교수팀, 생체기관 3차원 구조 모사 세포배양기술 개발


▲ 3차원 세포배양이 가능한 미세유체소자 (사진제공=교육과학기술부)  


암의 성장과 전이, 알츠하이머 등 질병 현상 및 뇌, 간, 혈관 등 복잡한 생체기관의 3차원 구조를 그대로 모사하는 세포배양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특정 질병이 발생하고 악화되는 과정이나 특정 생체기관의 복잡한 현상을 손톱만한 크기의 소자 안에서 그대로 재현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신약개발의 실패를 줄이고, 천문학적인 개발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 기계공학부 정석(38) 교수팀이 미세유체기술을 이용해 콜라겐 등을 고정한 후 다양한 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하는 새로운 형태의 3차원 세포배양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미세유체기술(Microfluidics)은 1mm 이하의 유체의 움직임을 다루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혈관이 암세포를 향해 자라는 현상 ▲백혈구가 염증에 반응하여 혈관을 뚫고 나가는 현상 ▲간세포 조직이 혈관의 성장을 유도하는 현상 등 다양한 인체현상을 가로세로 3cm 크기의 작은 소자 속에 정밀하게 그대로 재현하고 관찰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암치료제 ▲혈관신생억제제 ▲암전이 방지제 등 다양한 신약의 효과를 직접 측정할 수 있고, 2차원 세포배양기술보다 실제 인체에 미치는 효과를 더욱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이 기술은 암전이 전 과정을 단계별로 모사할 수 있으며 ▲전이되지 않던 암이 갑자기 전이되는 현상 ▲특정 암이 특정 장기로만 전이되는 현상 ▲전이된 암이 특정 장기에서 성장하는 현상 등 기존의 동물실험이나 기술로는 관찰하고 해결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현상을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석 교수는 “우리 연구팀은 이번 논문에 3차원 세포배양기술의 구체적인 실험방법을 모두 공개해 더 많은 연구자들이 이 기술을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한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며 “이 기술을 단초로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에 획기적인 발전을 기대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고려대 정석 교수의 지도하에 신유진, 한세운 박사과정생이 주도하고, 미국 MIT 로저캠(Roger Kamm) 교수와 일본 게이오대 수도료(Sudo Ryo) 교수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Nature Protocols’ 최신호(7월)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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