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경기가 불투명한 데다 지난 2년간 전 세계에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된 여파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사지 않을 수 없는 혁신적 기능을 지닌 제품을 출시해야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패하면 일반 휴대폰(피처폰) 시장처럼 물량 싸움이나 단가 경쟁 구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성장세 둔화

11일 글로벌 IT시장조사업체 SA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미국 스마트폰 시장은 1억1490만대를 기록했다. 2011년 1억180만대에 비해 12.9% 성장했다. 한 해 전에 비하면 성장률이 눈에 띄게 떨어진 수치다. 2011년엔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했었다.

업계는 스마트폰을 일찍부터 사용한 선진국 시장이 올해부터 정체 국면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SA는 "유럽·미국은 이미 스마트폰 포화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도 차츰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2011년엔 연간 63% 성장했지만, 2012년엔 연 성장률이 42%로 감소했다.

올해엔 이보다도 훨씬 낮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는 고사양의 스마트폰이 집중적으로 보급돼 신제품이 나와도 굳이 교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상태"라고 말했다.

◇혁신자 역할은 누구

시장에선 이제껏 없었던 혁신적 기능의 제품을 내놓는 업체가 누구일지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껏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이 새로운 기능과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만들고, 삼성이 맹렬히 추격해 판세를 역전시키는 구도로 진행돼왔다.


▲ 폰아레나 제공
애플은 휴대폰으로 응용프로그램(앱)을 내려받아 쓴다는 개념을 확산시켰을 뿐 아니라,
레티나 디스플레이(화면), 시리(음성인식) 같은 신기능을 계속 선보였다.

삼성도 이에 맞서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라는 새로운 화면 소재나 디지털펜 방식의 '갤럭시노트' 같은 신제품으로 맞섰다.

이 기간에 스마트폰 시장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이런 면에서 다음 달 나올 삼성의 '갤럭시S4'(가칭)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주목되는 상황이다.

신제품은 풀HD(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고성능AP(응용프로세서), 개선된 배터리 성능 등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도 올 6월에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지가 변수다.
전작인 아이폰5는 "진화는 있지만 혁신은 없었다"는 평가 속에 판매도 부진한 편이었다.

◇물량 싸움·단가 경쟁 우려도

신제품이 새로운 감동을 주지 못할 경우 가격 경쟁으로 시장이 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시장은 ZTE·화웨이 등 중국업체들이 부상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중국은 최근 13억명 인구라는 강력한 내수 기반을 바탕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츰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일본 소니도 자회사였던 소니모바일을 통합한 이후 올해 스마트폰 시장 약진을 벼르고 있다.

비슷한 수준으로 제품을 만드는 업체들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애플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1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삼성(30%)에 큰 차이로 뒤졌다. 홈그라운드인 미국에서 삼성을 앞섰을 뿐이다.

삼성 역시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다.
작년 4분기 휴대폰 사업부(IM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7.4%였다.
2006년 치열한 물량·가격 경쟁을 펼치던 때는 휴대폰 이익률이 9%대 수준이었다.

신한금융투자 소현철 애널리스트는 "신형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차별화된 존재로 각인될 수 있도록 만들어 낼 수 있느냐가 지속 성장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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