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충섭의 민주당 흔들어 깨우기> 외래목 수입은 이제 그만

DJ 이후 민주개혁진영의 고질적인 문제는 <인물난>이었다. DJ라는 거목(巨木)이 지난 35년간 우뚝 서 있다보니, 그 아래에서 제대로 된 나무가 자라지 못했다는 얘기다.
본래 거목(巨木)이라는 것은 잎에서 독소를 품어낸다. 그래서 거목(巨木) 아래에서는 어떠한 나무도 자라지 못한다. 대신에 거목(巨木)의 그늘 아래에서는 독버섯이나 고사리등 음지식물이 자란다.

같은 이유로 DJ의 그늘 아래에서는 그간 DJ에게 굽신거리는 가신(家臣)들만 태어났다. 아니, DJ에게 굽신거리는 가신(家臣)들만 살아남았다는 말이 정답이다. DJ에게 반기를 든 자들을 모두 DJ가 죽여 버렸으니까. 그래서 지금 민주당 당원들도 DJ라면 꺼뻑 죽는다.

그렇지만, 민주개혁세력의 재집권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계책이 <외래목(外來木) 수입>이었다. 노무현이라는 외래목(外來木)을 끌어들여 센세이션을 일으킨 후 대권 도전에 나선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구 민주당의 계책은 참담한 실패를 맛보았다. 호랑이를 끌여들인 격이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놓고 보면, 노무현을 끌어들이지 않음만 못한 꼴이 되었다.

지금 민주개혁진영은 막막한 상태다. DJ는 아직도 가신(家臣)들의 목줄을 쥐고 흔들고 있다. 이미 잎사귀가 다 떨어진 고목(枯木)이지만, DJ의 독성은 여전히 지독하다. DJ라는 고목(枯木) 아래에서 새로운 나무가 클 가능성은 전무하다.

자, 이제 고도의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 민주개혁세력의 미래를 책임질 나무를 키워야 한다.
그러려면 고목(枯木) DJ의 그늘이 미치지 않는 새로운 땅에서 나무를 키워야 한다. 그 나무가 성장할 때쯤이면 DJ라는 고목(枯木)은 이미 쓰러져 있을 것이다. 그 나무가 민주개혁진영의 미래를 책임져 줄 것이다.

참고로, 새로운 나무를 키운다는 말은 곧, 노무현과 같은 외래목을 수입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임충섭 : 민주당 당원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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