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게임업계 1위인 넥슨과 경영권 분쟁중인 엔씨소프트(엔씨)가 16일 3천803억원 규모의 넷마블게임즈(넷마블) 주식 2만9천214주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엔씨는 "넷마블게임즈의 발행 신주를 제3자 배정방식으로 인수하며, 취득 목적은 게임사업의 시너지 효과 창출에 있다"고 밝혔다.

 

주당 인수가격은 약 1천300만원. 엔씨는 넷마블 지분의 9.8%를 확보하게 돼 방준혁 의장(35.88%), CJ E&M(35.86%), 중국의 텐센트(28%)에 이어 4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엔씨가 표면에 내건 지분 인수 배경은 '게임 사업의 시너지'다. 모바일 게임에서 경쟁력을 보이는 넷마블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양사 모두 '윈윈'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넷마블은 '모두의 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등 모바일 게임이 잇달아 성공하면서 지난해 매출액(5천756억원)이 업계 3위까지 뛰어올랐다. 

 

게다가 모바일 게임 경쟁력 확보는 대주주인 넥슨이 엔씨 측에 주주제안 등을 통해 누누이 요구한 사항이기도 하다. 

 

엔씨가 자사의 최대주주인 넥슨과 최근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는 점에서 이에 대응하고자 넷마블 측에 손을 내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 나아가 이번 투자는 자사주 스왑(swap)을 통한 우호 지분 확보라는 해석도 있다. 현재 엔씨가 보유한 자사주(8.93%) 가치는 약 3천800억원으로 이번에 사들인 넷마블 주식 가치와 같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가 자사주를 고스란히 넘기는 형태로 넷마블 주식을 사들였을 수 있다"면서 "넷마블이 갖게 될 엔씨의 자사주에 김택진 엔씨 대표가 보유한 주식을 합하면 20%에 육박하기 때문에 넥슨을 견제할 수 있는 백기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넥슨 측은 엔씨의 넷마블 주식인수와 관련해 사전 협의나 소통 없이 이뤄진 점을 지적하며 불편한 감정을 내비치고 있어 주목된다.

 

한편 엔씨와 넷마블은 17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협력체제 구축'과 관련한 공동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공동 기자간담회에는 김택진 엔씨 대표와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함께 참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공동으로 발표할 내용은 통상 일컬어지는 협력 체계 구축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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