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미 달러화 예금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중앙뉴스=신주영기자]최저 수신금리가 0%대로 떨어진 초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미 달러화 예금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20일 주요 은행들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외환 등 4개 시중은행의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해 5월 말 기준 46억6천600만 달러에서 올해 5월 말에는 53억7천500만 달러로 1년 새 15.2%(7억900만 달러) 증가했다. 

 

이 가운데 달러 예금 잔액이 가장 많은 외환은행이 4억9천200만 달러 늘어나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1억1천만 달러, 하나은행은 6천700만 달러, 국민은행은 4천만 달러 증가했다.

 

이처럼 개인 달러 예금이 느는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달러 가격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하는 심리가 시장에 퍼져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로 로이터통신이 외환 전문가 55명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41명, 75%)가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강 달러 현상이 미국의 금리인상과 맞물려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 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했다가 출금하거나 만기가 됐을 때 원화로 받는 금융상품이다.

 

달러 가격이 오르면 1년짜리 기준으로 0.7% 수준의 금리 외에 환차익을 얻을 수 있고 환차익엔 세금도 붙지 않는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천만원 한도 내에서 보호를 받는다.

 

기업은행 WM사업부의 이영아 과장은 "장기적으로 강세 가능성이 있는 미 달러화를 사서 환차익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너무 낮은 국내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는 '달러 사기'를 부채질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일부 적금 상품의 6개월 만기 금리를 연 1.10%에서 0.80%로 낮췄다.

국내에서 사상 처음으로 0%대 예·적금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지난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5%로 내린 이후 수신금리를 잇따라 끌어내리고 있다.

 

초저금리 영향으로 달러가 유망 투자상품으로 주목받자 달러를 테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펀드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외환은행은 은행권에서는 유일하게 지난 4월 '달러 ELS 펀드'를 출시했다.

증권사 중에는 대신증권이 최근 비슷한 상품을 선보였다.

 

외환은행의 '달러 ELS 펀드' 가입액은 4월 4천104만 달러에서 5월 6천244만 달러로 한 달 만에 52.1%(2천140만달러) 급증했다. 

 

이달 들어서만 550만 달러 넘게 늘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은행 예금 금리는 연 1% 중반대지만 달러 ELS 펀드의 연 수익률로 4~5%를 기대할 수 있다"며 "달러 투자가 주식이나 채권보다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고객들이 관련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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