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사과보다 약한 '유감' 표명에 남한 확성기 끈다

 

 

 

 

나흘째 가진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양측은 25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북측이 최근 지뢰와 포격 도발에 대해 명확한 유감 표명과 함께 재발 방지 노력을 하고, 우리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방안에 합의하고 합의문을 만들어 냈다.

 

따라서 그동안 극도로 경색돼 왔던 남북 관계가 양측 모두 한발 물러서서 합의문을 만들어 내 화해 국면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뢰 도발에 따른 군사적 대치 상황을 풀기 위해 남과 북이 지난 22일부터 3박4일 간 진행된 막바지 협상에서 양측이 무난하게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또 앞으로 군사적 대치 상황을 풀기 위해 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대화 노력을 하기로 했다.

 

합의문 이행과 관련 먼저 남북은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 회담을 오는 9월 초 갖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남북 간 협상의 최대 쟁점은 '지뢰·포격 도발에 대한 북측의 사과(謝過)' 문제였다. 우리 측은 북측이 바라는 '대북 확성기 철거'의 선결 조건으로 '도발 주체가 분명한 사과 또는 유감 표명'을 요구했고 북측은 난색을 표시했다.

 

양측은 줄다리기 끝에 북측 사과의 수위 및 형식과 관련된 모종의 절충을 이뤘으며 그에 따른 합의문안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측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재가(裁可)'라는 마지막 단계를 넘으면서 이 잠정 합의에 새로운 요구를 추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측이 사과 요구를 수용하는 대신 합의문에 '남측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영구히 중단한다'는 문구를 포함시키자고 나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우리 측은 이 같은 북한의 요구에 대해 추가 협상을 진행, '북측의 유감 표명 및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는 대신 대북 방송을 중단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이 25일 새벽까지 이어진 것도 이와 같은 사정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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