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임효정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이 향년 88세로 서거했다.

 

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을 지낸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22일 0시 22분 향년 88세로 서거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정오께 고열과 호흡곤란 증상으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며, 상태가 악화돼 21일 오후 중환자실로 옮겨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악화돼 사망에 이르렀다.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이 이날 오전 0시 22분 서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으로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서거 당시 김 전 대통령 옆에는 차남 현철씨 등 가족이 자리해 임종했으나 부인 손명순 여사는 곁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한국 현대정치를 양분해 이끌어왔던 김대중·김영삼으로 상징되는 '양김 시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1927년 12월20일 경남 거제군 장목면 외포리에서 아버지 김홍조(金洪祚)와 어머니 박부연(朴富蓮)의 외아들로 태어난 김 전 대통령은 장목소학교, 통영중학교, 경남고등학교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1954년 3대 민의원 선거에 최연소로 당선돼 제 5·6·7·8·9·10·13·14대 국회의원까지 9선 의원을 지냈다.

 

야권 후보단일화에 실패한 채 통일민주당 후보로 독자 출마한 1987년 12월 대통령선거에서 당시 민주정의당 노태우(盧泰愚) 후보에게 패해 2위로 낙선했다.

 

하지만 민주정의당ㆍ신민주공화당과의 3당 합당을 통해 탄생한 거대 여당 민주자유당에 합류, 박철언 전 의원과의 사활을 건 대결 끝에 대선후보를 거머쥐었다.

 

1992년 대선에서 평생의 라이벌 김대중(金大中)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돼 '군정 종식'을 이뤄내며 '문민시대'를 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

 

김 전 대통령은 야당 당수 세 차례, 야당 원내총무 다섯 차례를 역임하며 평생의 민주화 동지이자 정치 라이벌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군사정권에 맞섰다.

 

1970년대 후반에는 `40대 기수론'을 내세운 야당 당수로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 체제에 정면으로 맞서다 1979년 총재 직무를 강제로 정지당하고 의원직에서도 제명됐다.

 

신군부 정권 시절이던 1980년대 들어서는 23일간의 단식 투쟁, 장기간의 가택연금 등의 모진 정치적 박해와 고난을 겪으면서도 민주화추진협의회 결성, '87년 6월 항쟁' 주도 등을 통해 민주화 운동을 이끌며 군사정권 기반 약화와 직선제 개헌을 이끌어냈다.

 

특히 재임 기간 '하나회 청산, 금융·부동산 실명제 도입, 지방자치제 실시, 전방위적 부패 척결 등의 성과를 이루어냈다.

 

김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PK(부산·경남)를 지역 기반으로 삼은 민주화 세력을 일컫는 '상도동계'의 영원한 리더로서 오랫동안 현실 정치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한편,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가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김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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