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임효정 기자] 2015년 을미년(乙未年)이 가고 2016년 병신년(丙申年)이 다가오고 있다. <중앙뉴스>는 올 한 해를 마무리 하며 국내외적으로 1년을 가장 뜨겁게 달군 10대 뉴스를 뽑아봤다. 수없이 많은 사건들이 발생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지만, 그 중에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되짚어 볼 만한 굵직한 뉴스 10가지를 선정했다.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IS

 

2015년 한 해의 시작을 전 세계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공포에 떨며 시작했다. IS가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47)씨를 참수한 것으로 알려지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주요국 지도자들이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반 총장은 1월 3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고토 씨 참수를 '야만적 살인'이라고 규정하고 IS 등 무장단체에 붙잡힌 다른 인질들의 조건 없는 석방을 거듭 촉구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성명에서 "저널리스트인 고토씨는 시리아 국민이 겪는 고통과 시련을 외부 세계에 용감하게 알리려 했다"며 "일본 국민과 함께 테러리스트 단체인 IS의 야만적이고 악랄한 행동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성명을 통해 "고토 겐지씨를 끔찍하게 살해한 것은 IS가 인간의 생명을 무시하는 악마의 화신임을 다시 일깨워준다"고 비난했다.

 

 

마린보이 박태환 도핑 파문

 

수영선수 박태환이 12월 14일 자신에게 금지 약물 '네비도(Nebido)'를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 김모(46·여)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도핑 금지 약물인지 몰랐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8단독 강병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씨의 공판에 검찰이 신청한 증인으로 나와 '네비도에 테스토스테론이 함유된 것을 알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알지 못했다. 네비도란 약물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테스토스테론이 (도핑) 금지 약물인지 몰랐느냐'는 질문에도 "잘 몰랐다"고 증언했다.

 

김씨의 변호인이 '남성호르몬이 도핑 금지 약물임을 몰랐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고 추궁하자 "어떻게 보면 창피한 말일 수도 있는데, 모르고 있었다"고 되풀이했다.

 

또 검사가 '네비도 주사가 도핑 금지 약물임을 설명받았다면 맞았겠느냐'고 묻자 "국가대표를 1∼2년 한 것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수영이란 종목을 대표하는 선수이고 이름 석 자를 세계적으로 알린 선수라고 자부하고 있다. 그걸(금지약물인 걸) 알면서까지 내가 뭐가 아쉬워서 그런 주사를 맞겠나"라고 반문했다.

 

 

62년 만의 간통죄 폐지

 

국가가 법률로 간통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이로써 간통죄 처벌 규정은 제정된지 62년 만에 폐지됐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2월 26일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형법 241조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리퍼트 미 대사 피습 사건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가 3월 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가 진보성향 문화단체의 대표가 휘두른 흉기에 얼굴 등을 크게 다쳤다.

 

리퍼트 대사는 오른쪽 뺨에 길이 11㎝, 깊이 3㎝의 자상과 왼쪽 팔에 관통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경동맥을 비껴갔고 수술도 성공적으로 끝났다.

 

정부는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파악한 후, 미국뿐 아니라 주한 외교사절의 시설과 요인에 대한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했다.

 

 

끝내 묻히고 만 성완종리스트

 

자원외교 관련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4월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목숨을 끊기 전 남긴 자필 유서에는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함과 결백함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는 성 전 회장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일원동 삼성의료원에서 유서에 담긴 일부 내용에 대해 밝혔다.

 

박 전 상무는 "A4 용지 1장 분량의 유서에는 결백함을 주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검찰 수사의 부당함이나 강압성에 대한 내용은 없었고 최근의 상황과 검찰 수사가 억울하다는 정도였다"고 전했다.

 

성 전 회장의 자살로 인해 자원외교 비리는 파헤쳐 보기도 전에 그 진실을 알 수 없게 됐다.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사태

 

방역당국이 12월 23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한 '상황 종료'를 선언함에 따라 지난 5월 20일 첫 환자 발생 이후 218일 동안 이어졌던 메르스 사태가 일단락 됐다.

 

방역당국의 '상황 종료' 선언은 1번 환자로부터 시작해 7개월 넘게 이어진 메르스 상황이 막을 내렸음을 의미한다.

 

중동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186명이 메르스에 감염돼 힘든 싸움을 펼쳤고 이중 38명이 안타깝게 세상과 등졌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

 

민간출판사가 발행해온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2017년부터 국가가 만드는 국정교과서로 바뀐다.

 

교육부는 10월 12일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는 내용의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안)'을 행정 예고했다.

 

이로써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는 2011년 검정 교과서로 완전히 바뀌고 나서 6년 만에 국정으로 회귀하게 된다.

 

 

금수저·흙수저...'수저 계급론'

 

부모의 재산에 따라 금·은·동수저에서 흙수저까지 자식의 경제적 지위가 결정된다는 것이 이른바 '수저 계급론'이다.

 

한국에선 아직 민간이 축적한 부(富)에서 상속·증여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들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성장·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개인의 노력으로 번 소득'보다 '상속받은 자산'의 중요성이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수저보다 더 누리고 산다는 다이아몬드수저, 플래티늄(백금)수저로 수저 계급론이 진화할 수밖에 없는 미래가 한국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60여 년 만의 재회...이산가족상봉

 

20일 오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시작된 제20차 이산가족 상봉의 첫 일정인 '단체상봉'이 시작 2시간 만인 오후 5시30분(북한 시간 5시) 종료됐다.

 

상봉 행사에서 남측 상봉단 96가족 389명과 북측 96가족 141명은 60여 년 만의 재회에 벅찬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이산가족들은 이날 오전 8시37분께 버스 16대에 나눠 타고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배웅을 받으며 강원도 속초를 떠나 금강산으로 향해 이산가족 만남을 가졌다.

 

 

민주화의 별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지난 11월 22일 새벽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오전 0시 22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으로 88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오랜 기간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군사정권에 맞서며 우리나라 민주화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대통령 재임기간에는 친인척 비리와 외환위기에 따른 국가부도 사태 등 그림자도 있었지만 하나회 청산과 금융·부동산실명제 도입, 지방자치제 실시 등을 통해 사회 시스템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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