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십자  

[중앙뉴스=신주영기자]지난해 한미약품의 대박 행진을 목격한 국내 제약업계가 연구개발(R&D) 투자 예산을 적극적으로 늘렸다.

 

1천억원 이상을 R&D로 투자하는 업체가 역대 최다인 6곳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일부 업체는 2016년을 글로벌 진출의 중요 시점으로 잡고 R&D 예산을 지난해보다 30% 이상 대폭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제약업계 매출액 상위 10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미약품(2천100억원), 녹십자(1천300억원), 유햔양행(1천억원), 동아쏘시오홀딩스그룹(1천억원), 종근당(1천억원), 대웅제약(1천억원) 등이 2016년에 R&D 비용으로 1천억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D 비용 1천억원 이상 지출한 회사가 한미약품뿐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큰 차이다 .

 

1조원 연매출을 가장 먼저 달성했지만 비교적 낮은 R&D 투자 비율(6∼7%)을 유지하던 유한양행은 지난해(700억원)보다 40% 이상 연구비를 늘리기로 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파이프라인이 많이 확보됐고, 퇴행성 디스크질환 치료제 YH14618이 임상 2상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여 R&D에 들어갈 비용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녹십자는 지난해보다 연구개발 투자를 32% 늘리기로 했다.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는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개발 등 글로벌 임상시험 비용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녹십자는 설명했다.

 

녹십자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단계에서 올해가 가장 중요한 시기인 것으로 보고 R&D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B형간염 치료제 신약 '베스포비어'를 개발하고 있는 일동제약은 이 의약품의 개발이 3상에 진입하고, 개량신약·복합제 등의 임상이 시작되면서 전년(373억원)보다 47% 이상 R&D 비용을 늘리기로 했다.

 

이밖에도 LG생명과학(850억원), SK케미칼(800억원), JW중외제약(360억원) 등이 모두 지난해보다 R&D 비용을 높일 계획을 밝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서 한계를 느낀 제약업체들이 글로벌 진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R&D 투자가 필수라는 점을 깨달았다"며 "이 R&D의 투자의 결과를 제때 얻을 수 있도록 업계에서 투자를 늘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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