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중앙뉴스=신주영기자]세계 금융계에서 자본통제의 효용과 부작용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경제학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자본통제가 최근 들어 시장 불안을 잠재울 방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금까지 시장의 자유로운 흐름을 막는 정부 주도의 자본통제는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투자자들이 자금을 원하는 때 돌려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두려움을 일으켜 국내 투자 촉진에도 악영향을 미치는데다 한번 통제를 시행하면 해제하기도 어려운 것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전직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올리비에 블랑샤르는 "일반적인 통설에 따르면 자본 자유화는 언제나 좋은 것이며 자본 통제는 거의 항상 나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본통제가 정책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발언이 대표적인 자본통제 옹호론이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달 20일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에서 "개인적인 견해로는 지금처럼 모순적인 상황에서는 자본통제가 환율을 관리하는데 유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이날 "글로벌 자금 흐름의 단기적인 속성과 내재한 변동성이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며 신흥 시장과 미국 등 국제 자본 흐름에 큰 영향을 주는 국가들은 새로운 규칙과 과세 방법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본통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자금이 단시간 내에 유입·유출되면서 시장 불안을 키우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미 자본통제는 경제 불안을 막는 조치로 사용되기도 했다.

그리스와 키프로스에서는 실제로 급작스러운 외화유출로 은행이 파산할 우려가 커지자 이체

업무를 아예 금지하는 등 강력한 자본통제에 나서기도 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