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경제

[중앙뉴스=신주영기자]세계 경제가 다음달 중대 고비를 맞는다.

 

28일 국제금융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산유국 회의부터 미국·일본·유로존 통화정책회의, 중국 양회(兩會) 등 주요 일정이 예정돼 있다.

 

여기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북한 제재 논의 등 정치적 이슈까지 겹치면서 세계 경제의 변동성이 증폭될 전망이다. 현재 세계 경제는 잠시 숨 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 지수(VIX·Volatility Index)는 26일(현지시간) 기준 19.81을 보이며 보름 전보다 30%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CNN머니가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Fear&Greed Index)도 이날 중립에 가까운 57을 나타냈다.

 

공포&탐욕 지수는 수치가 0에 가까울수록 시장에 공포에 사로잡혔음을, 100에 가까울수록 시장이 탐욕스러운 상태임을 뜻한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약한 상태에서 다음달 유가·통화정책회의 등이 연달아 몰아치면 잔잔하던 세계 경제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변수는 3월 산유국 회의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베네수엘라, 카타르 등 4개 주요 산유국은 유가 안정을 위해 3월 중순에 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회의 결과와 여타 산유국의 동참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의 향방도 달라진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회의에서 제시할 통화정책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다음달 회의에서 ECB와 BOJ가 현행 마이너스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ECB가 예치금리를 현행 -0.3%에서 -0.4%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은 BOJ가 초과지준금리(IOER)를 최대 -0.5%로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금리를 인상한 이후 올해에도 추가 인상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세계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인상 가능성이 꺾였다.

 

중앙은행들이 얼마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전 세계 환율은 물론 금융시장이 전체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 향후 2020년까지의 경제 계획을 발표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 정부가 경제 성장률은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증시의 요동폭도 달라진다. 브렉시트와 북한 제재 등 지정학 위험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영국의 이탈 움직임으로 덴마크, 체코, 프랑스, 핀란드 등 다른 회원국들도 줄줄이 탈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럽연합의 존립이 도전받고 있다.

 

브렉시트를 결정지을 영국 국민투표는 6월에 열리지만, 벌써 논란이 가열되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의 변곡점마다 함께 흔들릴 전망이다.

최근에도 BOJ가 갑작스럽게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거나 유가가 떨어질 때마다 한국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일례로 최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급격히 치솟은 것도 세계 경제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안전자산에 돈이 몰릴 영향으로 풀이된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26일 기준 달러당 1,238.2원을 보였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으로 돈이 쏠리면서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렸다"며 "산유국의 합의로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주요 20개국(G20) 회의 등 정책 공조가 있으면 달러 강세가 어느 정도 약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북한 핵실험에서 촉발된 한국과 중국의 갈등 관계도 문제다.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문제로 중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 당국이 보복 무역에 나서거나 중국계 자금이 한국에서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