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임효정 기자] 허허벌판, 슬럼가로 변해가고 있는 동두천을 지키고 있는 박형덕 경기도 의회 의원을 <중앙뉴스>가 만났다. 보수적인 인식 속에서도 주한미군 내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을 먼저 생각하고,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의 부당함을 개선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박 의원의 노력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 박형덕 의원이 SOFA 개정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 임효정 기자

 

▲ 언제부터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관련해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 2006년 지방자치의회에서 경기도의회 의장을 맡게 되면서부터 주한미군지위협정인 SOFA와 관련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 제308회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전체 미군부대 내 한국인 근로자 1만 2000여 명 중 70%가 평택, 동두천, 의정부, 파주 등 경기도에 집중돼 있다”며,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상 한국인 근로자에 대해 우리나라 노동법령의 제 규정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 점을 악용해 부당해고 등을 일삼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하셨는데, 사례에 대해 들려주시겠어요?

 

- 주한미군이 이라크 파병으로 인해 한국에서 빠져 나가게 되면서 그 곳에서 일하던 한국인 근로자들도 일자리를 잃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항에 대해 사전에 통보를 한다거나 대책을 세워주는 일 역시 없었기 때문에 한국인 근로자들은 더 많은 피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거주지, 자녀 교육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일을 그만두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되고, 일을 그만두면서도 퇴직 수당 등은 당연히 받을 수 없었습니다. 동두천에서 주한미군 내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5000여 명에 달하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 전체 미군범죄의 70%이상을 차지하는 대물 교통사고 가운데 공무수행이거나 2만 5000달러 이상의 보험에 가입하면 불입건 하도록 해 처벌을 약화시키는 SOFA협정은 대표적인 개악협정이라고 하셨는데,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사례는 어떻게 되나요?

 

- 주한미군 근로자 업무 차량은 사고가 나도 개인의 돈으로 보상을 해야 합니다. 만약 사고가 난 상대방 차량에 대해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면, 법적인 책임과 함께 근무지에서도 징계를 받게 됩니다.

 

▲ 경기도는 주한미군이 가장 많이 주둔하는 지역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은 국가안보라는 이유로 희생을 감내해왔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전혀 없는 실정이라며 경기도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셨는데, 경기도 차원의 대책은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지요?

 

- SOFA 개정과 관련해 경기도 차원에서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부당한 해고를 당했을 때, 경기도 내 공공기관에 재취업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등 SOFA 개정을 위해서는 헌법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철저한 피해조사와 전략적 대응방안 및 보상대책 마련을 요구하셨는데, 이를 위해 어떤 기구를 준비 중이신지?

 

- 주한미군 내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례 제정을 준비 중입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조례를 만들고 있습니다. 노동 전문가, 교수, 근로자, 노동조합 관계자 등을 초청해 경기도 청 내에 기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구가 발의가 된다면 SOFA 개정에 더 큰 힘을 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주한미군 재배치에 의해 강제 이주되는 한국인 근로자의 퇴직수당 지급 및 공공부분 우선취업 보장을 요구하셨는데, 공공부분은 어떤 부분을 말씀하시는지요?

 

- 경기도에는 많은 공공기관이 있습니다. 경기도시개발공사, 경기관광공사, 경기문화재단 등이 있습니다. 또 100여 개가 넘는 중소기업이 있기 때문에 꼭 공공기관이 아니더라도 이들 기업에 부당하게 해고당한 이들이 재취업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알선하고, 정보를 제공해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 SOFA 교통사고 피해 및 노동관련 조항 중앙정부 개정을 요구 하셨는데, 어떤 방향으로 개정을 원하시나요?

 

- 우선 전문가들을 투입해 주한미군 내 근로자들에 대한 실태 파악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사 규정, 교통 보험 문제 등에 대해 법무부, 노동부 등 각 부처와 협의해 포럼을 열 예정입니다. 또 경기도 관 내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일자리센터 등에서 도움을 주는 방안 등도 논의 중입니다.

 

▲ 주한미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건인 효순·미선 사건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 참 가슴 아픈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슬픈 일이기도 합니다. 이 사건이 일어난 이후에는 주한미군이 훈련할 때 미리 통보를 하도록 법 개정이 돼서 이후에는 이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고 있습니다.

 

▲ SOFA 개정을 위한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 SOFA 개정은 단시간 내에 해결하기는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지켜보면서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관련된 기관의 여러 전문가들을 만나보고 근로자와 경기도민들이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동두천 시장 선거에 나가 당선이 됐을 때에도 계속적으로 SOFA 개정과 관련해서는 목소리를 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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