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우리나라 수출이 4월 들어 다시 나빠졌다. 국제경기 상황이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조업일수 축소, 선박인도 지연 등의 변수가 생기면서 수출 감소율이 다시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수출액이 410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1.2%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지난 3월 4개월 만에 한 자릿수 감소 폭을 기록했던 수출은 다시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지난 1월 6년 5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인 -19.0%를 기록한 뒤 2월 -13.0%, 3월 -8.1%로 감소 폭을 줄여가던 수출이 다시 악화하는 모양새다.

 

월간 기준 최장기간 수출 감소 기록도 16개월로 늘어났다. 이전 최장 기록은 2001년 3월부터 2002년 3월까지의 13개월이었다.

 

산업부는 "세계 경기부진, 저유가, 단가하락 등 부정적 요인이 지속하는 가운데 4월 조업일수가 전년보다 1.5일 줄어들어 감소율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조업일수 변화는 총수출에서 6.2%포인트가량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제품·석유화학·반도체·평판디스플레이 등 단가하락 품목은 4.5%포인트가량 전체 수출액을 끌어내렸다.

 

여기에 4월 통관 예정이던 선박 5척의 인도가 지연되면서 3%포인트가량 추가 감소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는 "이에 따라 조업일수 등의 일시적 요인을 뺀 일평균 수출액은 18억2천만달러로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여러 요인을 고려하면 4월 수출 동향이 크게 나빠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수입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9% 줄어든 322억달러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수출·수입액은 작년 1월부터 16개월 연속으로 동반 감소했다.

 

무역수지 흑자는 88억달러로 2012년 2월 이후 51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4월 수출 물량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3월 -1.9%였지만 4월에는 5.5% 플러스성장을 보였다.

 

품목별 수출액 동향을 살펴보면 선박 분야가 5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점이 두드러진다.

해양플랜트 2척을 포함, 총 32척을 수출해 25.2% 증가했다. 다만 선주 측 요청 등으로 선박 5척의 인도 시기가 5월로 지연됨에 따라 더 큰 폭으로 증가하지는 못했다.

 

선박 분야는 지난해 12월 -32.6%를 시작으로 지난 3월 -28.8%까지 넉 달간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왔다.

 

무선통신기기 분야도 3.2% 증가하면서 호조세를 유지했다. G5, 갤럭시 S7 등 신제품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드러냈다.

 

하지만 다른 주력 품목 대부분은 작년보다 하락했다.

 

유가 영향 품목인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저유가가 지속하면서 각각 10.8%, 14.5% 감소했다.

반도체(-11.5%)와 평판디스플레이(-26.3%) 등은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하락이 지속하면서 감소세가 이어졌다. 자동차(-18.3%)는 신흥국 경기침체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차 부품(-15.4%)은 중국 완성차 판매 부진으로 대중국 수출이 감소했다.

 

가전(-25.7%), 섬유류(-10.3%), 일반기계(-15.6%) 등도 하락했다.

 

신규 유망 품목에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화장품이 각각 26.4%와 34.4%가 증가하며 꾸준히 좋은 실적을 올렸다.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는 전년도 기저효과 때문에 37.5%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베트남과 아세안으로의 수출이 각각 12.7%와 7.1% 증가했다.

 

반면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은 18.4%나 줄었다. 중국 정부가 내수 시장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바꾸고 있어 현지 수입 감소세가 지속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對)미국 수출도 현지 제조업 생산부진과 소비 지출 둔화 등으로 6.6% 줄었고, 중동과 중남미 수출도 각각 -27.6%와 -39.7% 감소했다. 일본 수출도 -25.5%를 기록했다.

 

원자재와 자본재 수입은 각각 -22.6%, -3.9%를 기록했고 소비재 수입은 2.2% 늘었다.

 

산업부는 "글로벌 경기 부진, 저유가 기조 지속, 월초 연휴 효과 등으로 5월 수출여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는 수출 활력을 조기에 회복하기 위해 정상외교 활용, 각종 쇼핑 축제 개최 등 장·단기 수출지원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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