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커힐면세점    

[중앙뉴스=신주영기자]워커힐면세점이 개점 24년 만에 문을 닫는다.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결정으로 영업 재개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보장된 것은 아니다.

 

16일 영업 종료를 앞두고 상품을 판매하는 마지막 날인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면세점에서는 이미 매장 정리가 진행되고 있었다.

 

공식적인 영업은 오후 7시까지지만 직원들은 한쪽에서 재고를 정리하고 있었다 페라가모, 휴고보스 등 일부 매장은 이미 폐쇄됐다. 영업 중인 매장도 이미 재고가 상당 부분 소진돼 진열대에 물건이 많지 않았다.

 

쇼핑을 하러 온 고객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아 썰렁한 분위기였다.

 

한 50대 주부는 "종종 찾던 워커힐면세점이 문을 닫는다기에 마지막으로 와봤다"며 "그런데 물건이 별로 없어 살 것은 많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판매직원들은 다소 힘없는 표정으로 마지막 고객을 맞거나 폐점 준비를 하고 있었다.

워커힐면세점에는 면세점 소속 직원 200명가량과 입점 브랜드 파견직원 700명 등 약 900명이 근무해왔다.

 

본사 직원 200명 가운데 일부는 신규면세점으로 이직하는 등 이미 일자리를 옮겨 현재는 약 100여명이 일하고 있다.

 

남은 이들은 고용이 승계된다. 대부분 다가오는 신규 특허 심사를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입점 브랜드의 판매사원들은 거취가 불투명하다.

 

해당 브랜드의 다른 매장으로 배치될 수 있지만 고용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또한 장거리 출퇴근 등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SK네트웍스로서는 직접 고용한 직원들이 아니기 때문에 고용 승계에 대한 의무는 없다. 또한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 한 곳만 운영해왔기 때문에 본사 차원에서 다른 면세점으로 이동시킬 수도 없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협력사 직원들을 위해 회사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빨리 면세점 특허를 재취득해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 판매직원은 각자 새로운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워커힐면세점이 다시 문을 열기를 기다린다는 직원도 있었지만 새로운 직장을 구한 만큼 돌아오기 어렵다는 이도 있었다.

 

화장품 매장의 여성 직원은 "영업이 중단되면 다른 곳에서 임시로 일할 예정"이라며 "몇 개월 후에 워커힐면세점이 다시 열 수도 있다니 그때가 되면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신규면세점에서 일하게 됐다는 명품시계 매장 남성 직원은 "새로 여는 면세점이 많아서 일자리를 찾기가 어렵지는 않았다"며 "직장을 옮기게 됐으니 워커힐면세점이 재개장해도 돌아올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워커힐면세점은 1992년 2월 문을 열었다.

 

워커힐 호텔의 카지노를 이용하는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고급 시계 등을 판매하며 특화된 시장을 구축했다. 작년 매출액은 2천874억원이다.

 

SK네트웍스는 1천억원 규모를 투입해 워커힐 면세점 매장 면적을 1만2천384㎡(3천746평)로

확대하는 공사를 하던 중 특허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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