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중앙뉴스=신주영기자]국내 6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에만 3조5천억원이 늘어 올해 들어 월별 증가액으로는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적용을 받지 않는 집단대출이 5월 대출 증가액의 절반을 차지했다.

 

5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5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60조1천377억원으로, 전월인 4월(356조5천956억원)에 견줘 3조5천421억원이 늘었다.

 

이는 올해 증가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5월 이전 6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3조2천67억원이 증가한 4월에 가장 많이 늘었고, 3월 2조1천628억원, 1월 1조3천308억원, 2월 8천460억원 순으로 증가했다.

 

지난 2월 수도권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영향으로 2~3월 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인 듯 보였으나 4월부터 다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사 철을 맞아 주택 거래가 급증한 영향이 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5월 아파트 거래 건수는 1만350건으로, 올해 들어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특히 지난 4~5월 거래 건수는 1만8천903건으로, 1~3월 석 달 치 거래 건수(1만7천417건)를 웃돌았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을 받지 않는 집단대출의 폭발적인 증가세도 주택담보대출 급증에 견인차 구실을 했다.

 

집단대출이란 신규 아파트를 분양할 때 차주(대출자) 개인의 상환능력에 대한 심사 없이 중도금과 이주비, 잔금 등을 빌려주는 은행 대출상품을 말한다.

 

6대 은행의 집단대출은 5월에만 1조8천16억원이 증가해 5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의 50.8%를 차지했다.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에서 집단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9.4%(106조290억원)인 것에 견줘보면 집단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진 셈이다.

 

4월에 이어 5월에도 5만호 안팎의 아파트가 분양되는 등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분양열기가 이어지면서 집단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분양된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집단대출 증가에 한 몫하고 있다. 통상 아파트를 분양받는 사람은 전체 매매대금의 60~70%를 2년여에 걸쳐 중도금으로 분할 납부한다.

 

집단대출은 지난 2월 이후 6대 은행에서만 7조원 이상 급증하며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해 분양된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중도금 대출이 실행되면서 집단대출이 올해 들어 급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신규 대출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우량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신중하게 집단대출을 취급하고 있어 가계 부실로까지 이어지는 위험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