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내 한 대학에서 공부에 열중하는 학생들     

[중앙뉴스=신주영기자]한국이 작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전년 대비 청년실업률이 상승한 5개국 중 하나인 것으로 집계됐다.

 

34개 OECD 회원국 중 나머지 29개국에서는 청년실업자 수가 전년과 같거나 감소했다.

 

29일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작년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9.2%로 전년(9.0%)에 비해 0.2%포인트 상승해 1999년 통계집계 기준 변경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대학 졸업시즌인 2월에 무려 12.5%를 찍는 등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OECD 평균인 11.6%에 비해서는 낮았지만, 전년과 비교해서는 청년층 실업률이 상승한 OECD 국가 5개국 중 하나에 포함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전년 대비 상승한 OECD회원국은 핀란드(1.8%포인트), 노르웨이(1.5%포인트), 터키(0.5%포인트), 네덜란드(0.3%포인트)에 이어 한국이 전부였다. 전체 회원국 가운데 15%만 실업률이 악화한 것이다.

 

나머지 29개국은 청년실업률이 전년과 같거나 하락했다. OECD 국가 전체로는 청년실업률이 전년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청년실업률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국가는 아일랜드(-3.9%포인트), 슬로바키아(-3.7%포인트), 그리스(-3.7%포인트), 스페인(-3.0%포인트) 등이었다.

미국(-1.5%포인트), 영국(-1.2%포인트), 독일(-0.4%포인트), 일본(-0.4%포인트) 등 주요국 청년실업률도 전년 대비 떨어졌다. 프랑스의 청년실업률은 전년과 같았다.

 

한국의 청년실업률이 전년대비 상승한 것은 2013년 이후 3년째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청년실업률이 2014년 이후 2년째 하락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LG경제연구원 류상윤 책임연구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청년실업률이 급등했던 유럽 국가들은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반면, 당시 큰 타격을 받지 않았던 한국은 세계 경제 저성장이 장기화하면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년 15∼29세 청년실업률을 국가별로 보면 그리스의 청년실업률이 41.3%로 가장 높았고, 스페인(36.7%), 이탈리아(29.9%), 포르투갈(22.8%), 프랑스(18.9%)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에, 일본의 청년실업률은 5.3%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았고, 독일(6.5%), 아이슬란드(7.0%), 스위스(7.1%), 멕시코(7.7%), 노르웨이(8.2%), 오스트리아(8.4%), 미국(9.1%) 등은 한국보다 낮은 축에 속했다. 한국의 작년 청년실업자수는 39만7천명으로 전년보다 1만3천명(3.2%) 늘어났다.

 

한국의 전년 대비 청년실업자수는 2013년 이후 3년째 증가했다. 그 결과 2004년(41만2천명) 이후 11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OECD 회원국 전체 청년실업자수는 감소세를 이어갔다.

 

작년 한국의 전년 대비 청년실업자 수 증가폭(1만3천명)은 7만4천명이 늘어난 터키에 이어 OECD 회원국 중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컸다.

▲ 일자리 찾는 인도 청년들    

 

한국과 터키 외에는 노르웨이(1만1천명), 핀란드(1만1천명), 네덜란드(9천명), 뉴질랜드(3천명), 호주(3천명), 룩셈부르크(1천명) 등에서 청년실업자가 늘어났다.

 

증가율로 따지면 한국은 7위였다. 노르웨이의 청년실업자 증가율이 24.8%로 가장 높았고, 룩셈부르크(15.2%), 핀란드(11.7%), 터키(5.3%), 네덜란드(4.2%), 뉴질랜드(4.0%), 한국(3.2%) 순이었다. 호주도 전년 대비 0.8% 증가했다.

 

34개 OECD 회원국 가운데 대부분인 26개 회원국에서는 전년 대비 청년실업자 수가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합계로는 청년실업자가 전년보다 134만3천명(7.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올해 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기침체 때문에 세계 15∼24세 청년실업률이 13.1%로 작년(12.9%) 대비 3년 만에 다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청년실업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등했다가 다시 떨어졌지만, 2007년(11.7%)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재차 악화추세에 들어섰다. 청년층 인구는 전세계 인구의 18%, 노동인구의 15%를 차지하지만, 실업자 중 청년층 비중은 35%나 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실업은 현 시점의 생산성에 손실을 가져올 뿐 아니라 청년 본인과 가족에게 장기적으로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미국 통계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보면 사회진출 초기에 일을 구하지 못한 사람은 향후 20년간 생애소득의 20%에 달하는 임금손실을 겪고 미래에 실직할 확률도 높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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