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행복해지기 보다는 행복한 사람이 부자가 되는 사회

▲ 윤장섭 편집국장     © 중앙뉴스

'개천에서 용난다'는 속담을 지금도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까? 우리의 부모 세대나 70~80년대 에서나 가능했을 이야기다.

 

근대화 바람이 불면서 한국경제가 호황을 누리던 시절, 그야말로 중산층 열풍이 불었던 시절이 있었다. 

 

과거 우리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빈곤을 대물림시키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를썼다.허리끈 졸라매는 것은 기본이고 밤잠까지 설치며 오로지 불을쫒는 불나방처럼 미친 듯 돈을 쫒아 살았다. 그러다 보니 개천의 흙수저 인생이 은수저에서 금수저 인생으로 신분이 바뀌더란 이야기는 곧 개천에서 용났다는 이야기로 대변하기에 충분했다.

 

누구든 처음부터 금수저 인생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지금의 금수저 인생 뒷면에는 흙수저 인생의 가족사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우리들이 이야기하는 중산층은 1960년대 자영업주와 소상공인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출발하여 1970년대 이후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대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소득이 중위소득(전체 가구를 소득 순으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 소득)의 50∼150%인 가구를 중산층으로 분류한다. 50% 미만은 빈곤층, 150% 이상은 상류층이다. 

 

그렇다면 '이상적인 중산층'이란 어떤 모습일까. "중형차를 몰아야 하고 33평 정도 되는 집에서 살며 한 달에 339만원 정도를 생활비로 쓴다면 당신은 분명 중산층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1990년, 우리나라의 중산층 비중은 75%에 달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중산층이 대거 붕괴됐고 2011년에는 64%까지 감소했다. 최근에서야 중산층 비중이 67%까지 늘어났다곤 하지만, 정작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특히 중산층의 골격을 유지하던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들이 은퇴 하면서 중산층의 붕괴 현상은 급속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한민국 허리에 해당되는 베이비붐 세대들이 걱정스러운 건 정작 자녀 교육과 부모 봉양 등에 신경쓰느라 자신들의 노후 대비는 미흡했다는 것이다.

퇴직후 늦게나마 종자돈 몆푼으로 제대로 된 준비 없이 급한 마음에 생계형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내수부진 여파에 실패하면서 '노후파산'은 물론 최소한의 일자리마저 위협 당하고 있다.

 

결국 중산층 붕괴가 한국경제의 발목을 붙잡을 것이라던 세계경제기구의 경고가 결코 헛된 말이 아니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국가는 위기를 극복했다고 하는데 국민의 생활은 해가 거듭 될수록, 왜? 자꾸만 팍팍해지는지 정말 아이러니 하다.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무너지는 현실 속에서 10%의 내부자와 90%의 외부자의 세계로 나뉘어가는 것이 작금의 대한민국 현 주소 이기에 모두를 우울하게 한다.

 

일부 청년들 그룹에서는 취업의 기회마저 불투명한 이 사회와,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어 보이는 대한민국을 떠나겠다는 외침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는 건 대한민국 미래가 불안하다는 것이어서 정말 화가난다. 그렇다고 마냥 정부를 비판만 한다고 해서 모든 것들이 해결되지는 않으니 어쩌면 좋을까.

 

국민들은 정부를 믿고 정부는 국민들의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어리석은 지도자를 뽑은 우리 모두의 잘못이기에 깊이 반성하고 빨리 수습에 나서야 한다.

 

국민소득 3만불 고지가 바로 코 앞인데 현실과 이상의 차이는 생각많큼 간격이 줄지않고 있다.

미래가 불투명 한 현실이지만 중산층의 붕괴는 결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중산층이 그나마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희망을 품는 건 바로 우리곁에 있는 가족 때문이다.중산층에게 '당신은 행복을 어디에서 느끼는가'라고 물었더니 절반이 넘는 51.7%가 가족에서 온다고 답했다.

 

가족 안에는 모든 충분 조건들이 갖추어 있기 때문이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일정한 수준의 돈만 있으면 중산층이든 최상층이 될 수 있다고 하는 사회는 결코 행복한 사회라고 말하기 어렵다.

 

선진국은 중산층의 기준을 돈의 가치에 두지 않는다.

 

선진국은 중산층이 될 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중산층이 될수 있다. 폭 넓은 세계 경험을 갖추어야 하고 한 분야 이상의 스포츠나 악기를 다룰줄도 알아야 한다. 손님 접대할 줄 안다는 것과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진다는 것도 중산층이 갖추어야할 조건이다.

 

이어 독선도 지니지 않아야 하고,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할 줄 알아야 한다. 불의․불평․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과 사회봉사단체에 참여해 활동도 해야 한다.

이처럼 선진국은 우리와 달리 경제적 가치는 전혀 없지만 우리는 오로지 경제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것을 알수 잇다.

 

선진국 중산층은 부러운 느낌을 주지만 우리의 중산층 기준은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천박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우리의 기준이 절대 틀렸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우리는 돈에 절대적 가치를 두고 있지만 선진국은 개인의 신념을 중요시하면서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우리와 선진국의 차이다.부자가 행복해지기 보다는 행복한 사람이 부자가 되는 사회, 그런 대한민국이 좋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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