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합병 역풍 의식한 듯

[중앙뉴스=홍성완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채무 재조정안에 대해 최종 입장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삼성물산 합병에 따른 역풍을 경험한 국민연금이 좀 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11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 날 대우조선 안건의 투자위원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다만, 14일 이전까지는 최종 입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기금운용본부는 이르면 11일, 늦어도 12일 투자위원회를 열어 대우조선에 대한 최종 입장을 결정한다는 계획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KDB산업은행의 대우조선 정상화 계획 설명회에 참여한 실무진에게 좀 더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지난 2015년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는 국민연금의 입장에서는 신중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과 산업은행 등은 핵심 쟁점을 두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국민연금과 사채권자들은 국책은행의 출자전환 비율 재조정, 국책은행 추가 감자, 만기 연장 회사채 원금 일부 상환이나 상환 보증, 출자전환 신주 가격 재산정 등이 이뤄져야 채무재종어에 합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산업은행은 이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의 채무재조정 합의가 이뤄지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오는 21일 전후로 P플랜(Pre-Packaged Plan·단기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기금운용본부는 전날 공단 이사장 직무대행이 주관하는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그동안의 논의 내용을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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