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윤장섭 기자/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퇴진과 조기선거 실시 등을 요구하며 6주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강경 진압에 맞서 새로운 시위 도구로 배설물이 든 폭탄이 등장해 전염병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 베네수엘라에서 새로운 시위 도구로 배설물이 든 폭탄이 등장해 전염병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 중앙뉴스

 

10일(현지시간) 엘 나시오날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일부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시위에서 그동안 활용했던 돌·화염병·새총 대신에 일명 '푸푸토프'라고 불리는이른바 '배설물 폭탄'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시위대들은 배설물 폭탄을 던져 화염병 등으로 진압에 나선 군경에게 모욕감을 안겨주기 위해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정부 시위대의 왓츠앱 방에서는 "그들이 최루탄을 가졌다면 우리에겐 배설물이 있다"는 글이 급속히 퍼지면서 호응을 얻었다.

 

소셜 미디어(SNS)상에는 배설물 폭탄 제조법을 설명하는 글과 동영상까지 올라와있다. 일부는 진압 군경에게 상해를 입히는 것보다는 굴욕감을 주기 위해 배설물을 담는 용기로 유리병의 사용을 피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야권은 공식적으로 배설물 폭탄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일부 야당 의원들은 암묵적인 동의를 나타냈다.

 

하지만 일부 반정부 시위 동조자를 포함한 반대론자들은 아무리 진압 군경을 경멸하더라도 그들에게 인간과 동물의 배설물을 던지는 행위는 비위생적이며 부적절한 행위라며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친정부 성향의 TV 유명인사인 마리오 실바는 트위터에서 "배설물을 활용하는 것은 절망적인 행위이자 광기를 표출하는 미친 행위"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저녁 반정부 시위대와 진압군의 충돌로 27세 청년 한 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을 당했다. 시위대가 대법원을 향해 행진하는 동안 국가 방위군은 이들을 향해 최루탄을 쏘아댔으며 무장한 친정부 민병대원들이 시위대를 공격하기도 했다.

 

복면을 한 민병대원 한 명은 공중에 대고 여러 발의 총을 발사했지만 나중에 군경이 개입해서 이 무장세력을 해산시켰다. 살해된 청년은 미겔 카스티요로 밝혀졌다. 그는 산타 마리아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이었다.

 

야당 의원인 스탈린 곤살레스는 " 또 한 명의 아까운 국민이 정부에게 미래를 빼앗겼다"고 말했다.

 

그 동안 베네수엘라에서는 거리 시위와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한달 새 숨진 사람이 최소 38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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