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고용 분야 8.9% 급증

[중앙뉴스=홍성완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각 부처가 낸 내년 예산 요구안이 올해보다 6.0% 증가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해소 등 주요 정책에 따라 보건·복지·고용 분야가 8.9% 급증했다. 

▲ 정부 부처별 예산 요구 현황 (제공=기획재정부) 


1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8년도 예산 요구 현황’에 따르면 2018년도 예산·기금 총지출 규모는 424조5000억원으로 올해(400조5000억원) 보다 6.0% 증가했다.

 

이는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2014년에 제출한 2015년 예산 증가폭(6.0%)과 같은 수준이다.

 

예산은 294조6000억원으로 올해(274조7000억원)보다 19조9000억원(7.2%) 늘었고, 기금은 129조9000억원으로 올해(125조9000억원)보다 4조원(3.2%) 증가했다.

 

분야별로 보면 복지·교육·연구개발(R&D)·국방 등 7개 분야는 올해보다 늘어난 반면 SOC·산업·농림 등 5개 분야는 줄었다.

 

보건·복지·고용 분야는 기초생활보장급여, 4대 공적연금, 기초연금 등 의무 지출 증가와 장애인·노인 등 취약계층 지원 확대 영향으로 8.9% 늘어났다. 증가율로는 일반·지방행정(9%) 다음이다.

 

보건·복지·고용 분야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대적인 지출 증가가 예상돼 왔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1호 업무지시로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하는 등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지목했다.

 

기재부 역시 지난달 19일 각 부처에 내려 보낸 예산안편성 추가지침에서 문 대통령 공약을 뒷받침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사업을 최우선적으로 예산에 반영하라고 통보했다.

 

생애맞춤형 소득지원, 저소득 취약계층 생활여건 개선 등의 복지 분야 사업도 집중 발굴하도록 했다.

 

내년 예산 요구안 중 교육 분야는 내국세수 증가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늘면서 7.0% 증가했고, R&D는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핵심기반기술·ICT(정보통신기술) 융합예산 요구 등으로 1.3% 늘어났다.

 

국방은 킬체인 등 북핵위협 대응 강화, 장병 처우 개선 등에 대한 소요로 8.4% 상승했다.

 

외교·통일은 남북경제협력 확대, 개발도상국 공적개발원조(ODA) 지원 요청 증가 등으로 3.7% 늘어났다.

 

공공질서·안전은 불법조업 단속을 위한 함정건조 지원으로 4.6%, 일반·지방행정은 지방교부세가 늘면서 9.0% 증가했다.

 

반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요구는 15.5% 급감했고, 문화·체육·관광 분야 역시 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은 상·하수도 시설 사업 규모를 조정하면서 3.9% 감소했고 산업은 에너지·자원개발 예산 효율화 노력으로 3.8% 줄었다.

 

SOC는 그간 축적된 시설을 고려해 도로·철도를 중심으로 15.5% 줄었고 농림은 농업생산기반시설에 대한 보수·보강 수요가 줄면서 1.6% 감소했다.

 

SOC의 경우 2016년 예산안에서 삭감됐다가 올해 예산의 경우 정부안에서는 삭감이 추진됐으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증액됐다.

 

내년 예산안에서 다시 감소하면 3년 새 2번이나 삭감되는 셈이다. 지난해와 올해 추가경정예산안(SOC)에서도 SOC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기재부는 각 부처가 요구한 예산·기금 요구안을 토대로 내년 정부 예산안을 마련해 오는 9월 1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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