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 민주화 운동의 대부격인 민주당 김근태 상임고문의 아들 병준(31. 리서치회사 연구원)씨의 결혼식이 지난 30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범야권 및 시민사회 등 각계 인사 1천500여명이 참석, 야권 통합의 장을 방불케 했다고 한 관계자가 31일 전했다.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하객으로 손학규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해 동교동계ㆍ386 출신 정치인ㆍ재야운동권 출신 원외 중진까지 대거 참석하는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는 얘기다. 손학규 체제로 새 단장을 한 민주당이 차기 대선을 앞두고 요즘 모처럼 활기가 넘치는 가운데 뿔뿔이 흩어졌던 민주세력에게 오랜만에 화합의 장이 마련되는 셈이다.

김 고문의 장남 병준(31)씨는 이날 오후 1시 세종문화회관에서 결혼식을 치른다. 김 고문의 한 측근은 27일 “김 전 장관의 부인 인재근 여사가 과거 참모들은 물론 주변 지인들에게도 아들 결혼식 청첩장을 돌리지 않은 채 조용히 치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고문이나 인재근 여사의 마당발 인맥을 봐서 하객으로 참석이 예상되는 인물들의 면면만 봐서는 결코 조용하게 끝날 것 같지가 않다.

민주당 손 대표는 김 고문과 경기고ㆍ서울대 동기이자 오랜 친구다. 손 대표측은 “친구 아들의 결혼식인 만큼 꼭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1년 후배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퇴임 이후 오랜만에 야권 인사들과 얼굴을 맞댈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는 김 고문의 경제자문그룹이던 ‘근우회’ 회원으로 김 고문과는 필요할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는 사이였다.

민주당 내 인사 중에서는 17대 국회에서 김근태계로 불렸던 재야운동권 출신 의원 모임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인사들이 하객의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평련 이사장을 지낸 이호웅 전 의원을 비롯해 중진급의 장영달 전 의원 소장파 그룹인 정봉주 우원식 이기우 전 의원에 현역 중에선 이인영 최고위원 유선호 최규성 문학진 의원이 있다.또 우상호 임종석 오영식 등 486 정치인도 김 고문과 인연이 깊은 만큼 참석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인재근 여사 또한 과거 1970년대 부평에서 노동운동을 한 덕택에 현재도 여성계와 시민사회단체 쪽에서 마당발로 불린다. 그래서 이희호 여사의 참석 여부도 관심사다.

이 여사는 인 여사가 자선단체 회장을 지낸 ‘사랑의 친구들’에서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은 또 이화여대 선후배 사이로 민주당 내 장상 전 총리나 이미경 김유정 의원이 모두 이화여대 출신 정치인이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국민참여당의 이재정 대표와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 등도 참석했으며, 여권에서는 한나라당과 홍사덕 의원, 박계동 전 의원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주례는 함세웅 신부가 맡았으며 김 고문의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1년 후배인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도 자리를 지켰다.

2008년 총선에서 낙선한 김 고문은 지난 8월 우석대 석좌교수로 임명됐으며 2012년 총선에서 옛 지역구인 서울 도봉갑 출마를 준비하며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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