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 윤리위원회가 지난 20일 탄핵 사태의 원흉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묻고자 '탈당권유' 징계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서청원 의원과 최경환 의원은 반발하며 22일 홍준표 대표 사퇴를 요구했다.     © 중앙뉴스


[중앙뉴스=김주경 기자]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놓고 홍준표 대표와 친박(친박근혜) 핵심 의원들이 22일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등 파열음이 깊어지고 있다.

 

당 윤리위원회가 지난 20일 탄핵 사태의 원흉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묻고자 '탈당권유' 징계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서청원 의원과 최경환 의원은 반발하며 22일 홍준표 대표 사퇴를 요구했다.

 

서청원 의원은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홍 대표 체제는 더이상 안된다. 홍 대표는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하면서 "홍 대표는 지금 혹세무민하고 내로남불식 징계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서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폭로하며 홍 대표를 압박했다. "야당 대표로서 결격 사유"라며 "성완종 의원 관련 사건 검찰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나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성완종 사건에 연루돼 기소되면서 2015년 7월 당원권이 정지됐으나 지난 3월 대선을 앞두고 당 지도부 의결로 당원권 정지 징계가 풀렸다.

 

서 의원은 이를 두고 "홍 대표 퇴진을 위해 일차적으로 당내외 법적 절차를 강구해 나갈 것"이라며 홍 대표의 자격 여부를 당 윤리위에 제소하는 방안, 법적으로 정식 대응하는 방안 등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환 의원도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탈당권유' 징계에 대해 "독재적 행태이자 정치적 보복 행위"라며 홍 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홍 대표도 정면으로 맞대응했다. 홍 대표는 서 의원의 사퇴 요구에 "폐수를 깨끗한 물과 같이 둘 수는 없다"며 "노욕, 노추로 비난받지 마시고 노(老)정객답게 의연하게 책임지고 당을 떠나시라"고 받아쳤다.

 

홍 대표는 최 의원을 향해서도 지난 21일 페북에 글을 올려 "공천 전횡으로 박근혜 정권 몰락의 단초를 만든 장본인이 이제 와서 출당에 저항하는 건 참으로 후안무치하다"고 비난했다.

 

양측은 앞으로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각오하는 모양새다. 파열음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 의원은 "홍 대표 체제를 허무는 데 앞장서겠다. 뜻을 같이하는 동지들과 함께하겠다"며 친박 규합을 예고했다.

 

또한 미국 방문차 23일 출국하는 홍 대표는 28일 귀국 이후 윤리위 징계 결정을 매듭짓는 후속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면 30일 최고위를 소집해 윤리위의 징계 결정을 추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 대표는 친박계의 반발과 향후 정치일정과 관련해 출국 당일인 23일 오전 9시 인천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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