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번영과 북한의 인권현실 대비, 힘의 시대, 강력한 군사력으로 북한 경고, 한국의 문화 예술 언급, 한국전쟁과 동맹 역사 강조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했다. 사진=연합뉴스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며 엄중 경고했다. 동시에 현 국제 관계를 ‘힘의 시대’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전 11시 21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시작했다. 30분이 넘는 긴 연설 동안 여러 메시지를 던졌는데 핵심을 압축하면 세 가지다. 

 

△미국의 강력한 국력 과시

△동맹 안보 강조

△북한에 대한 엄중 경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나는 우리 양국을 대신해 아니 다른 국가들을 대신해 말한다. 우리를 과소평가하지 마라. 우리를 시험하지도 마라”며 경고했다.

 

더불어 “나는 힘을 통해 평화를 유지하고자 한다”면서 미국이 가진 국제 사회에서의 파워가 여전히 건재함을 강조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일정에서 북핵 억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고는 말했지만 일본과 한국 방문 중에 계속 미국의 경제적 이익에만 골몰했다. 

 

일본에서 아베 총리와 남다른 친밀감을 보였지만 무역 적자에 대해서 단호하게 발언했다. 한국에서도 정상회담 전에 갑자기 통상 이야기를 꺼내며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이번 국회 연설에서는 달랐다. 동맹국의 안보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동안 “공정하고 균형적인 통상”을 문재인 대통령과 협의했다는 사실, 딱 한 번 언급하고 무역 관련 압박성 발언을 전혀 하지 않았다. FTA도 꺼내지 않았다.

 

반면 "미국은 완전히 군사력을 재구축하고 있고 수 천억 달러에 달하는 돈을 지출해서 가장 새롭고 발전된 무기 체계를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한반도 주변에 배치된 3대의 항공모함에는 F-35가 탑재돼 있고 핵잠수함이 적절하게 위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맹 안보의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초반에 동맹국인 한국을 적극 치켜세우면서 북한을 한없이 부정적으로 묘사했다. 북한의 무력 도발이 정당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는 8일 국회 연설에서 동맹국인 한국의 문화, 예술, 경제성장, IMF 위기 극복 등을 언급하며 치켜세웠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연설을 시작하면서 휴전 협정 이후 세계 경제강국이 된 한국의 위대함을 언급하는 등 한국 국민을 의식하는 발언을 자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대한민국 국민 만이 알 수 있는 1987년 민주화, IMF 외환위기의 아픔 등을 거론하며 세심하게 준비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국민은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변화도 이뤄냈다. 1987년 직선제 선거를 쟁취해냈고 30여년 만에 문민 대통령을 선출했다. IMF 외환위기 때는 여러분의 결혼반지, 가보, 황금열쇠 등 금모으기 운동을 통해 희생정신을 보여줬다. 여러분의 경제적 부는 금전적 가치 그 이상이자 정신적 성취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북한에 대해서는 맹비난 일변도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폭군’이자 ‘독재자‘로 지칭했고 “북한은 지옥”이라고 표현했다. 무엇보다 ’감옥 국가‘라는 언급 뒤에 이어진 장시간 노동, 100만 기근, 영유아 영양실조, 낙태 강요, 외국인 납치, 고문, 처형 등 북한의 처참한 인권 실태를 조목조목 거론했던 것이 이목을 끌었다. 

 

특히 "잔혹한 독재자는 주민을 저울질하고 점수 매기고 충성도를 자의적으로 평가해 등급을 매긴다"고 말해 1인 독재 국가로서 북한 체제의 본질을 부각했다.

 

▲ 연설을 마치고 퍼스트 레이디 멜라니아와 퇴장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북한에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제공할 것이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탄도 미사일 개발과 무력 도발을 중단한다면 그에 맞는 미국의 보상이 있을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총체적인 비핵화”를 북한에 요구했다. 이를 위해 중국과 러시아에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이행을, 그 외 국가들도 세컨더리 보이콧에 적극 협력해줄 것을 촉구하고 연설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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