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vs호남중진] 국민의당 진로 놓고 '무엇이 다른가'
[안철수vs호남중진] 국민의당 진로 놓고 '무엇이 다른가'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7.11.20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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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 대안, 제3지대에 대한 생각차, 당 정체성,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을 보는 관점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통합파와 반 통합파. 안철수 대표와 호남중진 의원들. 국민의당이 연일 시끄럽다. 곧 갈라설 것처럼 사활을 걸고 당내 세력 경쟁에 올인하고 있는 형국이다.

 

▲ 지난 14일 유승민 신임 바른정당 대표는 안철수 국민이당 대표를 방문했다. 사진=연합뉴스     

 

양 세력의 구체적인 생각 차이가 뭔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가장 최근 안철수 대표(17일 <한국경제> 인터뷰)와 호남중진 의원들(16일 천정배 의원 <폴리뉴스> 인터뷰/20일 박지원 의원 인터뷰)이 밝힌 견해를 통해 어떤 지점에서 갈등이 발생하는지 진단해봤다.

 

생존 필수조건 : 통합해 강한 3당 vs 개혁 아이덴티티를 유지, 분열 막아야

 

안 대표는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제3당조차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바른정당과의 정책·선거 연대 그리고 통합으로 가는 방향을 대안으로 제시했다”며 바른정당과 함께 가는 것이 3당 유지의 선결 조건이라고 밝혔다. 

 

그렇게 해야 지방선거에서 2위 정당으로 올라설 수 있고 총선에서 1위 정당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호남중진 중에서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의원들이 있다면서 일부 반대하는 중진들에게 “대안 없이 이대로 있으면 우리 당은 소멸”할 것이라고 반문했다.

 

천정배 의원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물론이고 정책연대도 반대했다. 국민의당의 가장 큰 문제는 “정체성과 좌표가 분명치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안 대표 체제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 홍준표 대표의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등거리를 취하면서 양비론으로 가는 게 잘못됐다고 봤다. 지금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 체제가 그렇게 가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의 정체성이 불분명하고 그저 문재인 정부의 개혁 노선에 반대만 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게 가장 큰 문제라는 설명이다. 국민의당이 “개혁에 소극적이고 미온적이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박지원 의원은 당의 분열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자꾸 통합은 없다는 입장으로 중진 의원들에게 말해놓고서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불신을 키우며 이것이 당의 분열을 초래한다는 주장이다.

 

박 의원은 자신이 제창한 가칭 ‘평화개혁연대’에 참여하는 중진 의원들 중 대부분은 분열을 막아야 한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양당제를 깨고 나온 ‘제3지대’ : 강력한 3당 vs 노선이 확실해야 3당도 강해 

 

안 대표는 그동안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정체된 배경을 두고 “기득권인 두 정당 사이에서 3지대 정당마저 두 개로 나뉜 구조적 한계”를 거론했다. “제3지대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건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입장에서 강력한 제3당이 협력해서 떠오르는 것을 두려워 할 수밖에 없고 이 두 거대 기득권 정당은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당이 강력한 3당이 되기 위해 통합을 해야 할 정당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 지난 14일 유승민 신임 바른정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국민의당을 방문했다. 사진=연합뉴스     

 

천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의 약진이 양대 기득권 세력을 넘어서는 제3세력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봤다. 여기까지는 안 대표와 다를 게 없지만 ‘양날개론’의 한쪽 날개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온건과 개혁 ‘진보’가 한 축이고 개혁 ‘보수’가 나머지 한 축이라고 했을 때. 햇볕정책을 비롯한 DJ 계열의 포괄적 진보 세력과 전혀 소통이 안 되고 “저쪽만 쳐다보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는 설명이다. 

 

천 의원은 국민의당의 개혁 정체성을 선 정립하고 후 연대가 가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런 차원의 균형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저 보수편향 말만 보수지 극우 냉전적 시각”으로 당이 기울게 된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정체성 정립을 주장하는 의원들이 눈치 보지 말고 좀 더 “강력하게 조직적으로 공개적으로” 노선 투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당 내 분란’ 이미지를 주지 않기 위해 그런 치열한 논쟁을 자제한 적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책 노선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탈당해 국민의당을 만든 이유는 ‘친문 패권주의’ 등 때문이었지 민주당이 지향하는 개혁성과 근본적으로 달라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바른정당과의 중도 통합은 오히려 다당제를 표방하는 국민의당 창당 정신을 망각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양한 정당이 존재해야 하는데 명분없이 현실적인 이유로 통합을 한다면 다당제적 가치를 약화시킨다는 설명이다. 

 

박 의원은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서 바른정당·자유한국당과 연대하고 있고, 적폐청산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같은 입장이라면서 이런 사례를 통해 지금도 다당제 국회에서 필요에 따라 연합과 연대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데 안 대표가 “바른정당과 선거 연합이나 정책 연대를 빙자해 보수대통합을 운운해 3당 합당의 길, 제2의 YS의 길”로 가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DJP연합을 거론하며 정당성을 세우려는 시도에 대해 “DJP연합은 통합이 아니라 연합 연대였고 보수의 아이콘인 JP가 햇볕정책을 지지해 이루어진 것이지 DJ가 JP화 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사실 박 의원은 “양극단 세력이 정략적으로 가는 것을 막는 것이 우리 국민의당의 임무이고 다당제”라고 밝혔지만 이는 안 대표와 비슷한 견해다. 다만 그 국민의당의 임무 수행을 위한 방법과 수단이 다를 뿐이다. 

 

적폐청산과 탈호남 : 제도가 아닌 사람 처벌은 문제 vs 적폐청산에 협력 

 

안 대표는 유럽 일정 중 인터뷰에서 “복수하려고 정권 잡았나” 발언에 대해 자유한국당의 입장과 다를 바 없다는 거센 반발 여론이 일자 지난 6일 패이스북에 해명글을 올렸다.

 

안 대표는 “저는 청산과 결산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권이 바뀌면 이는 필연적인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적폐청산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정부 운영능력의 부족을 덮는 수단이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적폐를 청산하는 것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적폐청산'이란 정치기술을 배척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17일 인터뷰에서 구체적으로 “법을 어긴 사람을 처벌하되 신속 공정해야 한다. 정쟁화 시키면 안 된다. 사람에 대한 처벌은 진정한 적폐청산이 아니다.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사람만 처벌하고 제도 개선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인데 적페청산을 위한 작업이 아직 초기 단계이고 먼저 범법자를 단죄하고 이후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과 천정배 의원이 지난 7월27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1차 중앙위원회에 참석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천 의원은 안 대표 체제의 국민의당이 “문재인 정부의 개혁과 적폐청산에 딴지를 걸고 발목잡고 반대하는 걸로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이런 방향은 명확히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개혁과 적폐청산에 대해서는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유한국당, 박근혜, 이명박, 전두환, 박정희 그쪽으로 이어지는 세력이 앞으로 한 50년간은 집권하지 못하도록 확고하게 한국의 개혁적 정치세력의 힘을 키워 가고 영향력을 확대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당이 있어야 민주당도 호남에서의 지지 확보를 위해 경쟁심을 갖고 노력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호남을 버리지 않게 하려면’ 국민의당이 호남을 홀대하거나 배제하면 안 되고 더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호남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되고 전국 정당으로서 확실히 발돔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천 의원은 “호남을 표만 얻고 들러리 세우는 그런 형태로 호남을 종속적인 대상”으로 취급하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금 국민의당의 노선이 ‘반문재인, 반개혁, 탈호남’으로 가고 있는데 여기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탈당 수순으로 가나

 

안 대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면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뿐 아니라 전국에서 뜨거워질 것이다”라며 강한 3당으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중진 의원들은 안 대표가 계속 통합 드라이브를 밀어붙이면 탈당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천 의원은 “소수 입장에서 적어도 다수 결정에 따르는 게 도저히 감내할 수 없을 정도의 자기의 정치적 책임성이나 정체성을 파기할 정도라면 탈당을 하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 역시 “평화개혁연대가 안철수 흔들기라는 당내 일부 비판이 있는데 그것은 안철수 흔들기가 아니라 당 바로 세우기”라면서 “당을 흔드는 것은 안철수 대표”라고 안 대표를 겨냥했다.

 

현재 당 내부에는 안 대표를 지지하는 '친안' 세력과 호남중진 의원들을 지지하는 '반안' 세력이 상호 출당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을 정도로 갈등의 골이 깊다.

 

▲ 당 대표와 당의 핵심 중진의원을 출당시켜야 한다는 서명운동이 당원 세력들 간에 벌어지고 있을 정도로 국민의당 내부 갈등은 극에 달하고 있다. 자료=각 당원이 만든 구글 여론조사     

 

국민의당의 진로를 놓고 벌이는 끝장토론이 바로 내일(21일)이다. 위에서 언급된 관점 차이가 내일 논쟁 주제로 떠오를 것이다. 평화개혁연대도 공식적으로 내일 결성된다. 21일 이후 국민의당의 운명이 바른정당 처럼 둘로 쪼개질지 갈등이 봉합되고 분당 사태만은 면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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