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장토론 이후에도 갈등, 정책 연대와 통합 전철, 호남중진들 안철수 대표 거짓말 지적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국민의당 내부에서 끝장토론 이후에도 통합론을 놓고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천정박(천정배·정동영·박지원)의 호남 중진 의원들은 통합론에 비판적이지만 안철수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밀어붙이는 모양새라 다시 한번 분열 위기가 가시화되는 정국이다. 

 

국민의당은 지난 21일 끝장토론을 통해 ‘당의 분열’만은 안 된다는 데에 뜻을 모았다.

 

하지만 현재 국민의당 지도부와 바른정당은 정책 연대를 진행하고 있고 이를 토대로 선거 연대 및 통합을 위한 전철을 밟고 있다. 여기에 호남 중진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분열의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통합파로 알려진 최명길 최고위원은 24일 에서 “우리 당과 바른정당이 국민통합포럼을 통해 10차례 걸친 토론회를 하면서 정책 공조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다보니 여러가지 정책 면에서 유사한 데가 많다는 건 이미 확인됐다. 양당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의 정기적인 모임이 있고 이것을 좀 더 공식화해서 당대당 차원에서 공식화하자는 데까지 얘기가 나갔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호남 중진 의원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무엇보다 바른정당의 행보를 비판하며 통합론의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 지난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일자리와 교육 포럼에서 유성엽 의원과 안철수 대표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성엽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에서 “자유한국당과 통합 협상을 하는 바른정당과 어떻게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인가? ‘신YS 3당합당’의 길에 휩쓸려 달라는 것인데”라며 바른정당과 통합하면 안 되는 이유를 밝혔다. 이어 “가고 싶은 사람만 가라! 기어이 통합을 하겠다면 보따리 싸서 나가라!”며 안 대표와 통합파에 배수진을 치는 발언을 했다.

 

조배숙 의원도 26일 페이스북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오른손에 자유한국당이란 떡을왼손에는 국민의당이란 떡을 쥐고 저울질하고 있다”며 교섭단체가 무너진 바른정당이 활로 모색을 위한 정치공학적 행보를 펴고 있다고 비평했다. 특히 “안철수 대표는 이런 상황을 모르는지 왜 거기에 말려들어 유승민 일병 구하기에 몰입하는지 안타까울 뿐”이라며 안 대표의 통합 드라이브에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대로 안 대표와 지도부는 바른정당 11명의 의원들이 자유한국당으로 흡수될 경우 한국당이 제1당이 된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장진영 최고위원. 사진=국민의당     

 

장진영 최고위원은 26일 페이스북에 “바른정당에 남은 11명의 의원들마저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간다면 자유한국당이 제1당이 된다. 자유한국당의 제1당 회귀는 촛불민심이 명령한 개혁의 좌절을 의미한다”며 통합의 명분으로 자유한국당의 제1당화 저지를 제시했다.

 

호남 중진들은 통합론을 두고 안 대표의 입장이 자주 변하는 등 거짓말 논란이 불거진 것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안 대표가 통합을 안 하겠다는 말을 호남 중진들 앞에서 해놓고 돌아서면 딴소리 한다며 이 점을 지속적으로 문제 삼았다.  

 

정동영 의원도 끝장토론에서의 발언 취지를 22일 페이스북에 전하면서 “로마에 가면 진실의 입이라는 대리석 조각이 있다. 여기에 손을 넣으면 거짓말을 한 사람은 손이 잘린다는 신화가 있다. 안 대표는 진실의 입에 손을 넣어볼 자신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지난 8월 전당대회와 10월 국정감사 시기에 안 대표가 ‘통합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 결과적으로 거짓말이었다고 비판했다.

 

궁극적으로 안 대표에 대한 불신과 바른정당의 행보를 놓고 다시 한번 통합파와 반통합파 간의 갈등의 불씨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이번주 ‘정책협의체’를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승민 대표가 전당대회 직후 안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정책 연대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고 후속조치가 진행되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오늘(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책협의체 관련해서 논의를 진전시키고 의결할 예정이다. 바른정당도 이틀 후인 29일까지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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