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 1차 투표에서 2위 기록하면 승산있어, 친홍 견제에 사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12.12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 구도가 친홍(김성태)·친박(유기준과 홍문종)·중립후보(한선교)로 선명해져 가는 것 같으면서도 갈수록 알 수 없는 형국으로 진행되고 있다.

 

7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중립후보 3인(이주영·조경태·한선교)의 단일화 결과 한선교 의원이 단일 후보 주인공이 됐다.

 

▲ 지난 6일 열린 단일화 토론회에서 가장 강력한 우파의 가치를 강조한 한선교 의원. (사진=박효영 기자)    


단일 중립후보는 무작위 전화 여론조사(6일~7일)를 통해 한국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일반 시민 1000명이 결정했다. 

 

한 의원은 당선 소감으로 “근소한 차이로 단일후보가 됐지만 당의 화합·사당화 방지·문재인 좌파 정권 독주 저지라는 뜻을 받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러닝메이트로서 정책위의장을 염두에 둔 것 같긴 하지만 당선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유력한 중립후보로 손꼽혔던 이주영 의원은 경선 패배를 인정하며 “우리당의 고질병이라고 할 수 있는 계파정치·사당화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주영 의원은 계파주의 청산을 줄기차게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한 의원은 2007년 한나라당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한 바 있는 친박 출신이다. 이런 배경 때문에 친박 후보로 불리는 홍문종·유기준 의원과의 단일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나경원 의원이 지난 6일 열린 '중립후보 단일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았다. (사진=박효영 기자)     

 

중립후보의 중요성을 적극 주장했던 나경원 의원의 노림수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나 의원은 단일화 추진위원장을 자처했고 그 과정을 주도했다. 나 의원에 따르면 계파와 성향에 따라 한국당 의원 116명의 세 후보 지지 분포는 대략 3분의 1씩 골고루 퍼져있다. 

 

나 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런 상황에서 1차 본선 투표에서 과반 득표 후보자가 없을 것이고 여기서 중립후보가 2위만 기록하면 승산이 있다는 판세 분석을 이야기했다. 1, 2위 결선투표에서 친박계가 차마 친홍 후보를 선택할 수는 없기에 결국 중립후보로 표가 쏠릴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계파주의 청산을 명분으로 중립후보 단일화를 추진했던 나 의원이 사실상 홍준표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모양새다. 결국 중립후보 진영은 한국당 내에서 친박계 청산의 문제보다 친홍의 사당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입장인 것이다. 

 

▲ 지난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중립후보 3인이 단일화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지난 6일 <중립후보 단일화를 위한 토론회>에서도 중립후보들이 외쳤던 것도 홍 대표의 사당화 견제였다. 따라서 ‘친홍’ 대 ‘친박·중립후보’ 2파전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물론 김성태 의원은 자신이 친홍 후보라는 것에 대해 부인했지만 홍 대표가 김 의원을 밀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 홍문종 의원이 지난 10월 30일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개최된 제14회 회룡 시니어전시회에 참석했다. (사진=홍문종 의원실)     

 

주목할만한 점은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이 최근 홍 대표와의 화합 제스처를 취하면서 동시에 치고 나오는 중립후보를 견제하는 입장을 보였다는 것이다. 홍문종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홍 대표가 잘 돼야 한국당이 잘 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홍 대표와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홍 의원은 홍 대표의 사당화 논란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홍 대표가 원외에 있다 보니 원내에 마음이 맞는 파트너를 찾기 위해 성급해졌다는 식으로 이해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홍 의원은 중립후보 연대에 대해서는 조경태 의원 외에 나머지 두 의원은 중립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친박계인 유기준 의원은 지난 5일 공식 출마선언을 한 상황이다. 이렇게 현재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는 보일 듯 말 듯 안개 속 형국이다.

 

한편, 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0일 후보등록을 마치고 추첨을 통해 기호를 결정한다. 이틀간 후보자 선거운동이 진행되고 12일 현역 의원 116명의 투표로 새 원내대표가 선출된다. 원내대표의 임기는 1년이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