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내년 1분기 전에 임기가 만료되면서 은행권에 인사 회오리가 불어닥칠 전망이다.

은행간 인수.합병(M&A) 등으로 CEO 인사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개각과 맞물리면서 관료의 낙하산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내달 20일 임기가 만료된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개각과 연계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관(官) 출신인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용환 금감원 부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지만, 개각이 내년으로 늦춰지면 기업은행장 선임도 연기될 수 있다.

행내에서는 조준희 전무(수석부행장) 등 일부 부행장도 차기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윤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내년 2월 중순으로 예정된 이사회까지 라응찬 전 회장 후임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할 예정이다.

검찰이 라 전 회장과 신상훈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등 최고경영진에 대한 조사를 다음달 중 마무리할 예정이어서 검찰의 기소 여부에 따라 CEO 교체 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신한금융 특별위원회는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컨설팅사와 의논해 회장과 사장 등 2인 대표이사 체제인 현 지배구조를 개선한 뒤 CEO 선임에 나설 예정이다.

차기 CEO 후보로는 류시열 회장 대행과 전직 임원인 이인호 전 신한금융 사장, 최영휘 전 사장, 홍성균 전 신한카드 사장, 고영선 전 신한생명 사장(현 화재보험협회 이사장), 현직인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 서진원 신한생명 사장, 최방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최범수 신한금융 부사장, 위성호 부사장 등이 거론된다.

재일교포 주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과 이철휘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 김석동 전 재정경제부 차관 등 관료 출신 인사들도 빠지지 않고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과 김종렬 사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등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하나금융 최고경영진의 거취는 외환은행 인수와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이 내년 3월 이전 외환은행 인수를 마무리하면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경영진을 파견할 것으로 보여 론스타가 기용한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은 임기를 1년가량 남겨놓고 중도 사퇴할 가능성이 있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과 이종휘 우리은행장 등 사실상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우리금융 경영진의 거취 역시 우리금융 매각 성사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우리금융 컨소시엄을 통한 독자 민영화에 성공하면 연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우리금융 입찰 참가의향서를 제출한 9개 외부 기관 중 한 곳이 새 주인이 되면 거취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두 차례 경고 조치를 받은 이종휘 우리은행장이 민영화 이후 연임에 성공할지도 관심사다. 이순우 수석 부행장과 윤상구 우리금융 전무, 김정한 전무 등이 벌써부터 차기 행장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 M&A 과정에서 여러 명의 최고경영진 교체가 예상되고 있으며 개각에 따른 금융당국 수장 인사와 맞물리면 교체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틈을 타 관료들이 금융사 CEO를 노리고 있다는 말도 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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