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복권 되자 마자 바로 출마 의사 밝혀, 박원순 3선 출마 명분 약해, 더불어민주당 경선 주목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정봉주 전 의원이 사면복권 특혜를 받은지 4일 만에 피선거권을 행사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정 전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독주 체제를 점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3선 출마의 명분이 약하다”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정 전 의원은 2일 경향신문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장 도전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정봉주 전 의원은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서 2011년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로 유명세를 탔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대선 직전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BBK 의혹을 제기하다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고 최종적으로 대법원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1년의 실형을 살고 2012년 12월에 만기 출소했다.  (사진=정봉주 전 의원 페이스북)

 

정 전 의원은 서울 노원병이나 송파 보궐선거 출마에는 회의감이 든다면서 그 이유로 국회의원으로서 잘 할 수 있을지 확신이 부족하고 ‘정치 신인’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박 시장에 대해 “일을 매우 잘하는 분”이라고 표현했지만 “3선 도전의 명분이 약하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버팀목으로서 서울시장이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박 시장은 3선 후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어 그 점에서 부족하다고 자체 진단을 내렸다. 

 

이어 스스로 “정당인으로서의 정체성과 대한민국을 정상화시키겠다는 결기는 박 시장보다 내가 우위”라고 자기 경쟁력을 어필했다.

 

정 전 의원은 “착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되겠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정책적 아이디어는 훌륭하나 사적 이익에 대한 욕심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사업수완이나 정책기획면에서 MB보다 더 나은 데다 그 아이디어에서 얻은 이익은 모두 서울시민의 몫으로 돌아가도록 하겠다”며 출마의 변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 

 

정 전 의원은 같은 날 17시 YTN <뉴스Q>에 출연해서는 조금 수위를 낮췄다. 이 자리에서 정 전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설은 기자들이 과도한 해석을 한 것"이라면서도 "주변 사람들과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판단해보겠다"고 밝혔다. 완전히 출마설을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오전에 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와 온도차가 상당히 크게 느껴진다. 그만큼 스스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 정봉주 전 의원은 YTN <뉴스Q>에서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했다. (캡처사진=YTN)    

 

 

정 전 의원처럼 공격형 성향인데다 골수 친 문재인계이기도 한 정청래 전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정청래 전 의원은 지난달 18일 YTN <시사 안드로메다>에서 "만약 여론조사를 했을 때 지지율이 10%가 나온다면 당신은 출전해도 좋다고 민심이 명령하는 것"이라며 조건부로 출마 선언을 했다. 현재 정청래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내 서울시장 후보군 중 7% 가량의 지지율로 3위를 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정청래 전 의원의 출마도 변수겠지만 무엇보다 박 시장의 아성이 너무 견고해 정봉주 전 의원의 도전이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현직인 박 시장은 유승민·안철수·황교안·박영선·나경원 등 유력 후보들과 양자, 3자, 다자 구도를 다 상정하고 여론조사를 실시해봐도 모두 압도적으로(30~50% 지지율) 이기고 있기 때문이다. 2등을 더블 내지 트리플 스코어로 따돌리고 있다.

 

그럼에도 박 시장이 분명 지난 대선에서 불출마 선언을 했을만큼 대선의 꿈을 버리지 못 한 것이 사실이고, 정 전 의원이 박 시장을 상대로 2022년 대선 출마를 위한 시장직 수행이라고 약한고리를 공략하면 지지율 하락이 이뤄질 수도 있다. 

 

홍정욱 전 의원(헤럴드 회장)이 자유한국당의 스카웃 1호였지만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고, 그런만큼 사실상 누가 됐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점쳐지는 판세가 펼쳐진 게 객관적인 상황이다. 정 전 의원 입장에서 어떻게 박 시장을 경선에서 넘어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한편,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역시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 안 한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에 서울시장은 6개월 간 큰 이변이 없는 한 더불어민주당 내부 싸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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