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겸 교수     © 중앙뉴스

[중앙뉴스=김정겸] 필자는 최근 문희상 국회의원, 안병용 의정부 시장과 “1987”이라는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영화를 보는내내 필자의 마음속은 답답함, 황당함, 분노, 슬픔 등 복잡한 감정이 어지럽게 가슴을 헤집었다.

 

필자의 마음이 이정도 였다면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그 두 분의 마음은 필자보다 더 했으리라 사료된다. “1987”이라는 영화는 필자로 하여금 정의, 국가, 민주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주었다.

 

1987년은 필자가 대학원 다닐 때였고 그때의 사회적 분위기는 지금도 필자로 하여금 울컥하게 만든다. 그 당시 대다수의 국민들은 국가권력에 대해 한번쯤은 대항을 하거나 반기를 들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렇다면 정의란 무엇이고 국가란 무엇인가? 또 민주주의는 무엇인가?

정의란 영어 단어 justice로 어원은 라틴어 유스티티아(Justitia)에서 유래한 것이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유스티티아(Justitia)"는 지혜와 정의의 여신으로 그 모습은 오른손에 칼, 왼손에 저울을 들고 서 있다. 여기서 칼은 과단성, 저울은 균형과 형평을 상징하는 것이다.

 

prejustice는 "편견“이라는 뜻으로 ”앞서, 미리(pre)" “판단(justice)”을 내린다는 것이다. ‘편견’은 ‘오만’과 어울리는 단어이다. 그 당시의 집권자는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고 ‘진보=빨갱이’로 인식하였다. 그 잔재가 지금도 정치권에서 판을 치고 있다는 것이 아직 정치 민주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장자는 정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사람이 할 일을 다 하고 나서 하늘의 명을 기다려라.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 우린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기 위해 지금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다. 정의가 이기는 날이 반드시 도래하리라고 본다.

 

국가란 무엇인가?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 Leviathan)"에 “국가주의 국가론”이 등장한다. 19세기에 만연 했던 국가주의는 권한을 국민으로 부여받았다고 미화함으로 폭력을 정당하다고 합리화 하는 것이다.

 

국가의 폭력은 정당한 권력행사이므로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사조이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 군부가 정권을 잡았던 국가주의 국가는 괴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탁”치니 “억”했다는 말이 먹혀 들것이라고 생각했다. 요즘으로 말하면 말도 안 되는 즉, 막말이다.

 

그 당시의 권력의 맞을 본 사람들이 아직도 정치권에서 주요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그네들의 의식 수준은 아직도 19세기식 국가주의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무식하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무지의 자각’이 귀전을 때린다. 인간이 악한 행동을 하는 근원은 무지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너 자신 무지하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적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민주(民主)라는 한자 풀이를 하면 국민(民)이 주인(主)인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펼쳐져야 한다. 이 나라는 집권자와 그 무리들의 사유재산이 아니다.

국민의 투표에 의해 선출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국민을 무서워해야 한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 것이기 때문에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할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국가주의적 국가의 사유를 하고 있는 자들은 국민 위에 군림하려고 한다. 그래서 우산도 비서가 씌어 주어야 하고 장화도 혼자 신지안고 누군가가 옆에서 신겨준다. 왜? 자신을 절대 군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적 국가의 정치인은 “혼자서도 잘 해요”이다. 비서가 외투를 입혀주려고 하더라도 자신이 스스로 입는다든가 식판을 들고 같이 서서 배식을 받는다든다 한다.

우리는 열광할 수밖에 없다. 이제 것 갑 질하는 권력자들로부터 강압적으로 복종해 왔기 때문에 그네들은 우리와 다르고 무서운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국민이 갑(民主)이라고 집권자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은 살맛나는 것이다. 

정의가 살아있고 그래서 국가가 민주가 되는 시대가 도래 했다.

 

몇 년 전 마이클 셀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이유는 정의가 사라진 시기이었기 때문이다. 정의가 실현되지 못하는 시대에 정의를 갈구 한다. 군부독재 시절에 민주를 갈망했듯이. 지금 우리의 갈망은 적폐청산이다. 하루 빨리 적폐청산이 이루어져 더 이상 적폐청산을 갈망하지 않아야 하겠다.  

 

/김정겸/한국외국어 대학교 철학과 겸임교수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