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국무총리와 한나라당 정책위의장단이 13일 오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가진 만찬에서는 정국을 강타한 `예산 후폭풍'이 단연 화두였다.

   만찬은 전날 사퇴의사를 밝힌 고흥길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이종구 장윤석 황진하 정책위 부의장과 국회 상임위 간사를 맡고 있는 정조위원장 등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00분가량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는 일부 참석자가 고 정책위의장의 사퇴에 아쉬움을 표하고, "예산안이 제때 통과돼 다행이나 `형님예산' 등으로 비판받아 가슴 아프다"는 언급이 나오자 `예산 파동' 관련 발언이 쏟아졌다.

고 정책위의장은 "불교계 예산 등을 못 챙긴 데 대해 총대를 메야 하지 않겠느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고, 일부 의원들은 야당의 공세를 조목조목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구 정책위 부의장은 "서민.복지 예산을 놓고 야당이 여러 공격을 하는데, 잘못 전해진 것"이라며 "서민.복지 예산을 총액으로 살펴보면 (정부안보다) 증액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증액분이 너무 적어 이 자리에 계신 정책위 간부들의 지역 예산을 잘 못챙겼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는 후문이다.



   또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출신 강석호 의원은 "`형님 예산'이라는 말은 가당치 않다"며 동해 중부선 철도,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 과메기 예산 등이 `형님 예산'이 아님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예산안 문제와 관련한 정부여당의 적극적인 홍보 필요성에 대해 한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기자 출신인 고 정책위의장은 "신문이 원래 여당에 비판적이지 않느냐"며 "야당이 `네이밍'을 잘하는 것은 맞다"는 취지로 운을 뗐고, 참석자들은 "야당의 주장을 설명하는 데 40분이 걸릴 때도 있다", "지금 우리가 밀리는 것은 홍보 부족 때문 아니냐", "국민이 야당의 주장에 솔깃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자"고 말했다.

   예산안 문제와 관련, 김황식 총리는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은 채 주로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경북 지역 의원들은 구제역에 따른 지역 피해실태 등을 소개하는 동시에 실효성 있는 대처를 위한 가축전염예방법 개정 등 제도정비 필요성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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