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한나라당의 예산안 날치기로 결식아동 급식 지원이나 영유아 접종 예산이 전액 삭감된 가운데 ‘한식세계화’와 관련해 정부가 50억 원 예산으로 대통령 부인 김윤옥 씨가 명예회장으로 있던 한식세계화추진단이 고급 한식당을 운영하기로 해 ‘사모님 예산’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15일 국회 브리핑에서 “뉴욕에 한국식당을 하나 차린다고 해서 우리 한식문화가 전파되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이명박 정권은 문화에 대한 철학도 상당히 부족한 것 같다”라며 일갈했다.

또 “정운천 전 농림부 장관이 한식 세계화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그리고 영부인이 한식 세계화의 어떤 전문가라고 생각하는가.”라며 “실세들을 위한, 정운천 장관이 퇴임 이후 할 일이 없어서 만들어낸 재단”이라고 비난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뉴욕에 살다 왔는데 뉴욕에 훌륭한 우리 한국식당 많다”라며 “한국식당을 세우려면 한국식당 불모지에 세워야지 뉴욕 교포들 자존심 완전히 망가뜨린다.”라며 “국가예산이 그렇게도 쓸데가 없어서 뉴욕에 한식당 세워 퇴임 후 뉴욕에서 김 여사가 식당을 하려는 것 아니냐?”라고 김윤옥 씨를 힐난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가증스런 서민행보 걷어치우고 형님예산, 사모님예산, 대통령부부 노후대비 예산 등 민생과 무관한 예산 모두, 깡그리 토해내기 바란다.”라고 격노했다.

누리꾼들은 “형님 예산도 모자라, 대통령 부인의 예산까지 처리해 혈세를 낭비하냐? 뉴욕에 한식당 만들 돈이 있으면 그 돈으로 어린이 예방접종비와 무상급식비를 늘려라”라고 힐난하고 있다.

한편, ‘김윤옥 예산’ 논란은 미셀 오바마의 지난 행보와 비교되고 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셀 오바마는 백악관 안주인이 된 후, 백악관 남쪽 뜰에 30평 남짓의 텃밭을 만들어 고추, 시금치, 당근, 상추, 토마토 등을 재배해 이웃 학교로 보냈다. 미셀 오바마가 이웃 초등학생들과 함께 친환경농법으로 채소를 키우는 모습은 블로그로 중계되었다.

그리고 지난 2월 미셀 오바마의 주도로, 아동비만 퇴치와 학교급식 개선을 위한 범정부 프로그램 Let's Move가 발족해 연방정부는 향후 10년간 학교급식의 수급 확대에 100억 달러의 예산을 짰다.

미셀은 “미국의 어떤 어린이도 굶주린 상태로 잠자리에 들어서는 안 되며 어떤 가족도 먹을 것이 없다고 걱정해서는 안 된다.”라며 의회를 향해 “초당적 사업으로 가자”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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