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하락세로 반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 자금사정지수(FBSI ; Business Survey Index on corporate Finance)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사분기 지수가 기준치인 ‘100’으로 작년 2분기 이후 지속된 상승국면을 접고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작년 자금사정은 빠른 경제회복세에 힘입어 호조를 보였지만 올해는 경제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 긴축정책, 유럽 재정위기 재발 가능성, 저축은행 부실, 원자재자격 상승 등의 불안요인으로 작년만큼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 자금사정지수는 기업들의 자금흐름을 수치화한 것으로 0∼200 사이로 표시된다. 100을 넘으면 전분기에 비해 해당 분기의 자금사정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하며, 100미만이면 그 반대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107)보다는 중소기업(99)이, 업태별로는 제조업(102)보다는 비제조업(98)의 자금사정이 악화될 것으로 조사되어 자금사정 양극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대해 상의는 “중소기업의 경우 자금지원 제도의 하나인 총액대출한도가 올해 1분기부터 8.5조원에서 7.5조원으로 줄어들었다”면서 “향후 금리가 추가 인상될 경우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2.5%로 지난 7월과 11월에 각각 0.25%p씩 인상됐으며, 물가불안 우려 등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 중에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자금조달 시장 상황에서는 1분기 전망치가 ‘100’으로 작년 4분기(105)에 비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직·간접 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항목별로는 회사채 ‘105’, 기업어음 ‘104’, 주식 ‘104’, 제2금융권 ‘103’, 은행 ‘102’로 나타났다.

자금조달과 관련한 애로사항으로는 가장 많은 기업이 ‘금리부담’(46.9%)을 들었으며, 다음으로 ‘까다로운 신규대출 및 만기연장’(44.3%), ’매출채권 회수 부진’(7.2%), ‘외환 변동성 확대’(1.6%)를 꼽았다.

기업들의 전반적인 자금수요 상황은 ‘104’로 나타났으며, 항목별로는 시설자금 ‘104’, 운전자금 ‘103’, 부채상환자금 ‘101’순으로 나타났다. 재무상황은 ‘104’, 수익성은 ‘103’으로 전망됐으며, 특히 현금성자산은 ‘99’로 나타나 자금사정이 악화될 것으로 조사됐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대중소기업간 자금사정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중소기업의 경우 총액대출 한도가 줄어 향후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지적하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확대하고 은행대출 외에 주식·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비과세 혜택 등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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