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이재인] 요즘 지자체에서는 유행하듯 갖가지 여가시설을 설치하는 운동이 진행 중이거나 완료한 곳이 많다한다.
이러한 문화시설은 많을수록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이 시설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대단위 공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는 매우 위험한 사태를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지방 곳곳에 대단위 파크 시설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예산만 낭비하는 경우가 많아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맘모스 시설을 무슨 트레이드마크처럼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 실패의 원인이다.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요즘의 시설들은 작고 알차면서 효용성 있는 센터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사이즈 경쟁하듯 큰 문화시설 건설을 지향하고 있어 불안한 마음이다.
박물관, 전시관, 생태관, 탐사관, 산림관 등등. 이러한 시설을 가리켜 서양에서는 뮤지엄이라는 통일된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뮤지엄이 아니고 모두가 따로 국밥이다.
그러니까 일반인들은 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사실은 이러한 시설들은 모두가 뮤지엄이다. 같은 책임, 같은 목적, 같은 기여도를 함유하는데 따로 놀 필요가 없다.
유럽의 어느 뮤지엄은 작은 그림 한 점 달랑 걸어놓고 있다. 이러한 시설을 보고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가치관의 기준이 다를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 신선하면서도 문화적 충격을 받을 개연성이 높다.
국민 세금으로 무지막스런 맘모스 건물을 짓는다는 것은 선심용에 불과하다. 국민세금을 낭비하는 세금을 먹어치우는 하마가 될 것이다.
더욱이 이런 시설을 유권자를 의식해서인지, 돈 많은 지자체이어서 그런지 거의가 청소비마저 받지 않는 무료시설이다. 그러니 사용자들은 세상이 모두 공짜로 착각하고 산다.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청소비 정도는 받아야 하는데도 관람자수를 부풀려서 당국자들의 PR용으로 사용하는 일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세상에 작은 것이 더 아름답다고 설파하던 「갯마을」의 작가 오영수씨는 이미 50년 전에 이를 경고했다. 우리는 이 같은 사실을 한 번 더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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