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전당대회에서 합당 최종 의결, 민평당 평화와 햇볕정책 강조해 미래당과 차별화, 이용호 의원 포함 중재파 1명 더 히든카드 있어 ·· 민평당 20석 이상 확보하나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바른정당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미래당으로 정식 출범한다.

바른정당은 5일 10시반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당원대표자대회(전당대회)를 열고 국민의당과의 합당안을 최종 의결했다. 

유승민 대표는 죽음의 계곡을 계속 걷고 있는 바른정당 당원들에게 국민의당과의 통합 정당성을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유승민 대표는 죽음의 계곡을 계속 걷고 있는 바른정당 당원들에게 국민의당과의 통합 정당성을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날 대회에서는 합당안 외에도 ‘합당 수임기구 설치’에 대해서도 의결했다. 이 기구는 오는 13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동 전당대회를 준비하게 되고 합동 전대를 통해 길고 길던 통합 논의는 마무리된다.

최근 이언주 의원이 밝혔듯이 통합이 길게는 지난 대선 유승민 대표와 안철수 대표의 단일화 때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보면 10개월 가까이 이어져오던 통합 논의가 완결되는 것이다. 

바른정당은 창당 1년여 만에(2017년 1월24일) 국민의당은 창당 2년 여만에(2016년 2월2일) 미래당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됐다.
 
유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오늘 바른정당이란 당명은 사라지지만 역사 속에 기록될 것”이라며 “개혁 보수를 추구하는 바른정당과 합리적 중도를 추구하는 국민의당이 힘을 합쳐 낡고 병든 한국의 정치를 개혁하겠다”고 합당의 목적을 천명했다. 

정운천 바른정당 의원은 국민통합포럼 경과보고를 하면서 “된다. 된다. 꼭 된다. 이 말이 맨날 안 됐다가 이번에는 두 번 된다까지 왔다”며 “13일(양당 합동 전당대회)이 되면 꼭 된다가 실현될 것”이라고 그동안 바른정당이 겪었던 고단함을 상기했다.

정운천 의원은 이번에는 "꼭 된다"며 합당이 곧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중앙뉴스)
정운천 의원은 이번에는 "꼭 된다"며 합당이 곧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유 대표도 “춥고 어두운 계곡에서 동지 여러분의 손을 잡고 전진하겠고 내가 맨 앞에 서서 이 계곡에 들어섰고 언젠가 빠져나올 때는 여러분의 맨 뒤에 서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반통합파가 결성한 민주평화당이 최고위원 3명과 대표 1명을 뽑고 이들이 나머지 5명의 최고위원을 지명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한 상황에서, 미래당은 영호남 동서화합 차원에서 박주선 의원과 유승민 대표의 공동대표체제를 채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 대표는 이미 공언했듯이 공식 직함을 맡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평당 창당준비위원회는 같은 시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하루 앞둔 시점에 걸맞게 안보 차원의 진보적 노선을 강조했다. 

민평당 창준위는 정강정책으로 평화와 햇볕정책을 강조했고 현 상황과 맞물려 북미 대화를 촉구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민평당 창준위는 정강정책으로 평화와 햇볕정책을 강조했고 현 상황과 맞물려 북미 대화를 촉구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민평당의 정강정책은 크게 ‘민생·평화·민주·개혁·평등’의 5가지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청년·어르신·여성·농수축산업·지방평등 정책 강화 △다당제 기반의 합의제 민주주의·한반도평화·상생혁신경제 정책 강화 △개혁주도 민생제일의 방향에서 정책대안 중심으로 정리 △전문 및 15개 정책분야로 구성 등 4가지 방향으로 채워질 방침이다.

박주현 의원은 “민평당에 남북관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있다”며 “정강정책에 햇볕정책을 부각하겠다”고 말해 평창 올림픽에서 북한의 참가가 체제 선전전이 될 것을 우려한 미래당의 안보관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박 의원은 민평당에 대북 전문가가 있다며 안보 정책의 전문성을 어필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 의원은 민평당에 대북 전문가가 있다며 안보 정책의 전문성을 어필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앞서 조배숙 민평당 창준위원장은 중앙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북미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정부에 “가까운 시일 내에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특사 교환을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정동영 의원도 “첫 당론이 나왔다”며 “북한이 김영남을 평창에 보낸 것은 펜스 부통령과의 대화에 의지가 있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는 미래당의 안보관을 “냉전적”이라고 공격함과 동시에 민평당의 첫 당론으로 ‘북미’ 간과 ‘남북’ 간의 대화를 채택해 미래당의 보수성을 부각하는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민평당 의원들은 이용호 의원과 더불어 추가적으로 다른 의원 1명이 합류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강조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 

1월31일 안 대표의 조건부 사퇴론과 전당대회 취소가 발표된 이후 사실상 중재파 다수가 민평당에 합류할 것이라고 예측된 것과 달리 2일 박주선·김동철·주승용 의원 3명이 미래당에 합류하자, 분위기 반전을 노리기 위한 차원으로 캐스팅보트론을 강조하고 나서는 것이다.

현재 국회 전체 297석의 과반수인 148석을 원내 진보 진영(더불어민주당 121석·정의당 6석·민중당 1석·정세균 국회의장 1석)이 확보하도록 민평당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인데, 박지원 의원은 아침 회의에서 “19석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숨겨놓은 1표가 있다”며 사실상 민평당이 교섭단체를 확보할 수 있다고 깜짝 발언을 했다.

이는 민평당 행이 확정된 18명(김광수·김경진·김종회·박준영·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정동영·정인화·조배숙·천정배·최경환·황주홍·박주현·이상돈·장정숙)과 민평당에 기운 이용호 의원 외에 거취 미정 5명(박선숙·최도자·김성식·손금주·이찬열) 중 한 명이 확보됐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이용호 의원이 5일 cpbc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서 “이 시점에서 미래당으로 합류는 어렵다. 이런 입장까지는 정했고 그 시점 그리고 미래당을 합류하지 않을 경우에 언제 하차를 하고 또 어디로 갈 것인가 하는 부분은 며칠 더 생각해서 결정하려 한다”며 “(손금주·박선숙에 대해) 나와 비슷한 숙고와 고민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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