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과 국정을 경험하며 배운 노하우 강조, 국가적 아젠다에 충남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노력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충남지사 선거에서 가진 자나 다름없다.
최근 들어 59%까지 떨어졌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이후 70%대의 높은 지지율을 구가했고 안희정 충남지사는 전국 자치단체장 직무수행 평가에서 1위(한국갤럽이 2017년 12월27일 실시한 전국 시도지사 직무수행평가 조사에서 77%의 긍정 평가를 받음)를 차지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두 정치인과 매우 가깝다는 이미지를 다 가지고 있는 박 전 대변인은 “나는 친문이기도 하고 친안이기도 하다”며 “그러나 이것은 박수현의 미래는 아니고 정치공학적 분류가 별 의미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친민(백성민) 친충(충청도)이 박수현이 갈 길”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안희정에 가까운 이미지로 인지도가 높은 게 사실이지만 본선에서 되려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기자들의 걱정에 답을 준 것이다.
박 전 대변인은 5일 오전 충남도청에서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냈다.
그럼에도 박 전 대변인은 두 정치인과의 인연을 부각했다. 큰 장점인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출마 기자회견문에 담은 것이다. 국회에서는 위와 같이 발언했지만 오전 충남도청에서는 비슷할 질문에 “나는 안희정의 친구이고 문재인의 입이다. 그 유산을 박수현의 혁신 속에 담고 계승하겠다”고 답변했다.
스스로의 경쟁력으로 “문 대통령 초대 대변인으로서 국정 운영의 치열한 과정을 지켜봤고 국정 전반에 대한 안목을 키웠다”는 점을 꼽은 박 전 대변인은 기존의 자치단체장이나 지역구 국회의원이 그렇듯이 중앙정부의 지역 투자 확대와 관련 강점을 어필했다.
박 전 대변인은 “한중 해저터널 건설이 문재인 정부의 장기 국책과제로 채택될 수 있도록 하고 서산비행장 민항유치 사업도 조기에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변인은 “따뜻한 행정·경제·복지”를 캐치프레이즈로 “행정수도 개헌을 통한 국가균형발전 로드맵(이라는 중앙정부 차원의 지방분권 전략)에 충청권 발전전략이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충남도정과 중앙정부를 연결하고 중앙정부의 충남도정 지원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안희정 지사가 2010년 도지사에 도전할 당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으로서 안희정의 새로운 도전을 설계하고 지원했다”며 “안 지사의 3농 혁신을 계승 발전시키고 내포신도시의 교육 의료 등 자족기능을 확충하겠다”고 공언했다.
3농혁신은 안 지사가 내세운 충남만의 농업 정책으로 ‘농어촌·농어업·농어업인’을 말한다. 농어업인이 농정의 주체가 되는 협치체계를 구축하고 생산·유통·소비 등 모든 과정을 혁신해 도시와 농어촌이 상생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박 전 대변인은 안 지사의 도정 로드맵을 자신이 설계했다는 점을 언급했고 그런 의미에서 대표 정책이 바로 3농혁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단순히 “농가소득으로 말할 수 있는 게 아닌 농어업인들의 주체적인 거버넌스 구축이라는 철학적 개념으로서 3농혁신”을 어필한 것이다.
박 전 대변인이 말하는 정치를 시작한 동기는 “선천성 뇌성마비를 앓던 아이를 하늘로 보낸 뒤 사회복지 전문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런 마음으로 “충남 지역 곳곳을 도민과 동행 경청하고 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소야대가 됐을 때 도의회와 어떻게 협치를 이끌어가겠느냐는 질문에 박 전 대변인은 “충분히 자신있다”며 “헐리우드 영화 속 미국 대통령이 자기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설득해야 할 타 정당의 의원 수를 벽에 붙여놓고 설득에 성공할 때마다 하나씩 떼어내는 그런 정치를 보고싶지 않느냐”고 말해 그렇게 도의원을 일일이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가 문 대통령의 공약인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에 반대한다든지,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 문재인 정부 비판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과 관련해서. 박 전 대변인도 그럴 수 있냐는 질문에 “당연하다”며 “지방과 중앙이 충돌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지방의 과제가 국가의 아젠다로 채택될 수 있도록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박 전 대변인은 안 지사가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이 더 완전해질 수 있도록 첨언하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정과 권한이 아주 없는 자치단체장이..(그니까 한중해저터널 등 이런 것들을 내가 하겠다고 하는 게 아닌) 국책 과제로 선정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도 그런 이유”라며 “그러한 지방과 중앙의 소통과정을 충남도정과 국정을 가까이 보면서 충분히 배웠고 그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박 전 대변인은 현재 차기 충남지사 지지율이 20~25%로 부동의 1위다. 이미 출마선언을 한 같은 당의 양승조 의원과 복기왕 아산시장은 10~15% 지지율로 뒤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