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원투표 73.56% 찬성, 2월13일 합동 전당대회만 남겨둬, 김어준 총수 전당대회 생략 정확히 예측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고지까지 딱 한 계단 남았다. 미래당에서 ‘바른미래당’으로 당명을 이미 확정지어놨고 공식 출범만 하면 된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논란이 장장 4개월 만에 마무리되고 있다. 국민의당 반통합파 의원들은 5일 모두 탈당했고 이들이 6일 민주평화당을 공식 창당했다. 민평당은 단일한 세력이기 때문에 바로 창당만 하면 되지만 국민의당 통합파와 바른정당은 서로 다른 세력이었기 때문에 통합을 통한 신당 창당의 절차가 길었다. 

양당의 의원들은 국민통합포럼·정책연대협의체·통합추진협의체·통합추진위원회로 발전한 공식기구에서 통합을 추진했다. 이제는 각 당에서 합당을 의결하고 양당의 합동 전당대회를 통해 신당 창당만 하면 된다. 현재 그 마지막 단계만 남겨둔 상태다.

7일 바른미래당 당명이 확정됐고 9일 PI(Party Identity)가 발표됐다. 안 대표와 유 대표가 PI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국민의당 제공) 

국민의당이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위원회를 열어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의결했다. 합당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전당원 투표 결과가 나온 것인데 총 선거인단 26만6964명 중 5만3981명이 온라인과 전화로 투표에 참여해 20%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합당 찬성은 73%(3만9708)로 최종 의결됐다. 지난해 연말 통합 추진과 안 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묻는 전당원 투표 때와 비슷하다. 당시 선거인단 수(26만437명)보다 6000명 가량 늘었지만 투표 참여자 수는 6000명 정도 줄었고(5만9911명 투표율 23%) 찬성률은 1% 낮아지는(74% 4만4706표) 등 미세한 차이를 보였다. 

이번 투표에서 물어본 또 다른 안건인 ‘합당 수임기구 설치’도 결과는 같다. 중앙위원장을 맡은 권은희 의원은 투표 결과에 따라 ‘최고위원회’를 수임기구로 결정했다. 바른정당은 5일 전당대회를 열어 ‘협의체’(당대표·원내대표·선출직 최고위원·정책위의장·원외당원협의회·운영위원회협의회 대표자 위임·사무총장 위임)를 7명으로 구성하고 이를 수임기구로 결정했다.

안철수 김중로 김동철 장진영(사진=국민의당 제공)
이날 중앙위에서 합당이 의결되자 김중로 의원·김동철 원내대표·안철수 대표·장진영 최고위원이 꽃을 들고 만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당 제공)

사실 바른정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두 가지 안건을 쉽게 의결했지만 국민의당은 그렇지 않았다. 안 대표는 당초 4일 열기로 했던 전당대회를 취소하는 강수를 뒀을만큼 내부에서 반발과 저항이 심했다. 

일찌감치 국민의당을 탈당한 반통합파 당원들도 있지만 상당수의 당원들은 국민의당 전당대회 의결권을 가진 대표당원 자격을 갖춘채 그대로 있는 경우가 많았고, 안 대표와 지도부는 이런 배경으로 전당대회에서의 합당 의결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있었다. 그래서 정치권 대다수의 예측을 깨고 전당대회를 건너뛰게 됐다. 

1월31일 방송된 tbs <뉴스공장>에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간의 대화를 보면. 노 원내대표는 어떻게든 전당대회를 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김 총수는 안 대표가 전당대회를 열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김 총수와 노 원내대표가 국민의당의 합당 관련 대담을 나누고 있다. (캡처사진=뉴스공장 1월31일 보이는 라디오)
김 총수와 노 원내대표가 국민의당의 합당과 전당대회 관련 대담을 나누고 있다. (캡처사진=뉴스공장 1월31일 보이는 라디오)

김 총수는 “민평당의 창당 발기인에 이름이 올라간 분들과 대표당원으로 국민의당에 올라간 분들이 1000여명 정도 겹친다는 식의 발표가 어제 있었다“며 이걸 보자마자 여러 가지 방법을 찾으면 되는데 전당대회를 안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총수의 시각은 이런 것이었다. 안 대표가 당헌당규 상의 절차를 원하는대로 해석하고 무리수를 써가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중 등록이 문제라면 해당자들을 다 징계하고 전당대회를 빨리 열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 아무래도 전당대회를 생략할 것 같다는 설명이다.  

이에 노 원내대표는 ”모든 걸 무리를 감수하고서라도 통합 결정을 내리고야 말겠다는 식으로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에 내가 볼 때는 무리를 해서라도 (전당대회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이 끝나고 그날 저녁 국민의당 당무위원회에서 실제 전당대회 취소가 결정됐다. 전당대회의 최종 의결을 전당원 투표를 통해 실시하고 투표 결과를 가지고 중앙위원회에서 추인하는 형식이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안 대표가 중앙위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안 대표가 중앙위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어찌됐든 이제 양당의 수임기구가 13일 예정된 ’합동회의’를 열면 합당이 마무리되고 바른미래당이 공식 출범하게 된다. 행사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킨텍스에서 14시에 열리고 바른미래당의 출범대회도 진행된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중앙위 모두발언을 통해 ”대안야당“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앞으로의 길도 결코 장밋빛미래가 거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합당으로 새롭게 태어날 바른미래당은 중도개혁세력의 힘을 모아서 국민의당이 지금까지 간절하게 추구해왔던 중도개혁의 기치를 높이고 양극단의 기득권이 아닌 국민중심의 정치를 비로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떠한 이념이나 지역의 이익에 매몰되지 않고 오직 국익과 서민과 중산층의 이익을 위해 대안을 찾고 문제해결 중심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특히 ”선거제도 개편으로 다당제를 제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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