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저격수 활동하면서 언론인들의 하소연 많이 들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 저격수로 불린다. 박 의원은 재벌 기업 삼성이 저지른 온갖 부정적인 일들을 조목조목 파악해서 관련 법률을 만들어 규제하기 위해 애를 썼다. 박 의원보다 더 삼성을 불편하게 만든 국회의원은 드물다. 

본지 기자는 5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박 의원을 만났다. 

박 의원은 기자들이 삼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 의원은 기자들이 삼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날 금융감독원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 중 27개의 과징금 대상 계좌를 찾았다고 발표했고 93년 8월12일 기준으로 총 61억여원 규모의 금융자산이 예치됐다는 자료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해 10월 이와 관련해서 4조5000억원에 달하는 이 회장의 차명계좌가 금융실명제법 위반 소지가 있고 금융당국이 책임을 방조했다고 최초로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조준웅 삼성 특별검사가 의도적으로 부실 수사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면 재수사와 법제도 정비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용철 전 변호사가 2007년 10월 삼성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폭로한 뒤 조준웅 특검이 급 결성된 바 있다.

박 의원은 정론관에 있는 기자들을 향해 삼성 문제에 관심을 가져줘셔 고맙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삼성으로부터 자유로운 언론사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 의원은 정론관에 있는 기자들을 향해 삼성 문제에 관심을 가져줘셔 고맙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삼성으로부터 자유로운 언론사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 의원은 정론관에서 기자들을 향해 “그동안 여러분(언론인)들이 관심갖고 취재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론계에서 대다수의 기자들은 삼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 했고 삼성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 했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 말미에 그렇게 발언했지만 그것이 마치 앞으로 잘 보도해달라는 당부의 역설이라도 되는 것처럼 삼성과 언론의 유착관계에 대해서 생생히 증언했다. 

박 의원은 전날 관련 내용을 방송한 MBC <스트레이트>를 통해 드러난 일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니 뻔한 뉴스인데 보도 안 하지 않나. 새로운 팩트와 심각한 문제에 대해서 보도 안 하는 언론사가 있다면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박 의원은 “나도 얘기 많이 들었다. 만들어놓은 기사가 사라지는 것도 많이 봤고 그 다음에 뭐 기자들이 나한테 전화 많이 한다. 대관들(삼성에서 국가기관이나 언론을 담당하는 곳) 통해서 데스크 통해서 진짜 압력 많이 들어온다. 기사쓰면 얼마 못 가 기사 내리기도 하고 수정하기도 하더라”는 기자들의 하소연을 숱하게 들었다고 밝혔다.

진행을 맡은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클로징 멘트를 하고 있다. (캡처사진=MBC) 
이날 방송에서 공개된 문자들은 차마 눈을 뜨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캡처사진=MBC)

전날 <스트레이트>에서는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소속 장충기 전 사장에 다음날 지상파 3사 삼성 관련 무슨 보도가 나올지까지 다 보고됐다는 내용이 방송됐다. 더불어 연합뉴스 보도책임자와 장 전 사장의 관계를 설명해주는 문자, 이 부회장 재판에 법조팀이 아닌 산업부 기자들이 투입된 배경, 그들이 어떻게 삼성의 입장에서 기사를 생산해내는지 등이 적나라하게 공개됐다. 

특히 문화일보 광고국장이 보낸 문자에는 “그동안 삼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아왔습니다. 앞으로도 물론이고요. 도와주십시오. 저희는 혈맹입니다”라는 민망한 표현이 적나라하게 들어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실소를 머금게 했다. 

한편, 박 의원은 “바로 (이재용 부회장) 재판 선고 직전에 그런 기사(이 부회장이 죄가 없는데 특검의 무리한 수사를 통해 억울하게 기소됐다는 내용)가 엄청 나오더라. 그게 작업을 해도 다 티가 나. 멍청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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