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중앙뉴스=신주영 기자] 국내 타이어 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뛰어든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27일 오전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국내 기업으로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 없어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타이어뱅크가 전국에 판매망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가동률을 높이고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게 김 회장의 계획이다.

하지만, 재무 안정성과 사업 능력 등의 측면에서 타이어뱅크는 더블스타의 비교가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불발될 게 뻔한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어 이름값만 높이려는 김 회장의 '노이즈 마케팅'이 아닌지도 의심한다.

일단 절차적인 면에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아무 움직임도 없다가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법정관리 혹은 매각 여부가 달린 채무만기 마감시한으로 설정한 30일을 사흘 앞두고 갑자기 국민 여론과 노조, 채권단의 생각을 듣고 결정하겠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채권단을 대표하는 산업은행은 타이어뱅크로부터 투자의향서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기업을 포함한 제3자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지 못했고 그 실체 자체를 알지 못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여력이 있는지도 불투명하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지분 45% 인수 대가로 제시한 금액은 6463억원으로, 타이어뱅크의 2016년 매출(3729억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무리한 금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 회계감사보고서를 보면 영업이익은 664억원이지만 당기 순이익은 272억원에 불과했다.

지분 인수자금은 어떻게 마련하더라도 금호타이어 유동성 위기를 초래한 중국 법인의 부실화 등을 해소하기 위한 추가 투자여력까지 감안하면 현실성은 더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뛰어든 타이어 유통업체 타이어뱅크의 김정규 회장이 27일 대전 서구 상공회의소에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뛰어든 타이어 유통업체 타이어뱅크의 김정규 회장이 27일 대전 서구 상공회의소에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타이어뱅크 어떤회사

27일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타이어뱅크 김정규(53) 회장은 1991년 타이어뱅크를 설립해 국내 최초로 타이어 유통 전문점 시대를 연 인물이다.

소규모 정비업소에서 자동차에 안 맞는 타이어를 교체한 뒤 사고위험에 처했던 김 대표의 경험이 타이어 유통 전문점을 설립한 계기가 됐다.

타이어뱅크는 '앗 타이어 신발보다 싸다'란 슬로건을 내걸고 현재 전국에서 4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 당시 20대 후반이던 김 회장은 유통 단계를 과감히 축소하면서 타이어 시장에 도전했다.

김 대표는 타이어 공장→물류센터(지점)→총판→대리점→카센터→소비자로 전달된 6단계 타이어 유통형태를 공장→타이어뱅크→소비자로 이어지는 3단계로 축소했다.

유통 구조가 간소화되면서 타이어뱅크에서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타이어 가격도 함께 낮아졌다.

성장을 거듭한 타이어뱅크는 2015년부터 3년 동안 KBO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 210억원을 후원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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